게으른 남부에 왜 우리돈을…伊, 지방자치법안 상원 통과

입력 2024-01-24 20:35  

게으른 남부에 왜 우리돈을…伊, 지방자치법안 상원 통과
부유한 북부, 중앙정부와 재정 지출 협상권 강화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지방정부에 더 많은 자치권을 부여하는 지방자치법이 23일(현지시간) 상원을 통과했다.
지방자치법은 상원에서 이날 찬성 110표, 반대 64표로 가결된 뒤 하원으로 송부됐다고 안사(ANSA) 통신이 보도했다.
이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지방정부는 재정 통제권을 비롯한 핵심 권한을 놓고 중앙정부와 협상할 수 있다.
법안을 주도한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은 "더 현대적이고 효율적인 국가를 향한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위대한 결과"라고 환영했다.
살비니 부총리가 이끄는 극우 정당 동맹(Lega)은 전통적인 정치적 기반이 북부지역이다.
이탈리아에서 부유한 북부 지역은 자신들이 피땀 흘려 번 돈이 '게으른 남부'의 복지 예산으로 사용된다며 자치권 확대를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야당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재정 자립도가 낮은 남부 지역 주민은 더 열악한 공공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것이라며 반발했지만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뿌리 깊은 남북 갈등이 증폭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현 정부가 이 법안을 수용한 데에는 조르자 멜로니 총리의 총리 직선제 개헌 추진과 관련이 있다는 평가가 많다.
멜로니 총리는 상·하원에서 3분의 2 지지가 필요한 총리 직선제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정부로 과도하게 권력이 집중돼 권위주의적인 정부가 탄생할 것이라는 우려를 덜기 위해 멜로니 총리가 일부러 권한 일부를 지방정부에 이양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오랜 기간 분열돼 있다가 1861년 하나의 국가로 통일됐다. 이에 지역 간의 문화·언어적 이질성이 강하다.
특히 공업이 발달한 북부 지역과 낙농업 중심의 남부 지역은 소득 격차가 극심하고 이에 따른 지역 간 감정의 골이 깊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의 2021년 데이터에 따르면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주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EU 평균의 56%에 불과하다.
반면 북부 지역인 볼차노의 1인당 GDP는 EU 평균의 151%에 달한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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