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이 분노로…이스라엘 인질 가족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

입력 2024-01-24 21:32  

좌절이 분노로…이스라엘 인질 가족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
의회난입· 단식·도로점령 등 '전투적 시위' 불사…'분노의 날' 선포도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하마스에 억류된 가족의 귀환을 기다리느라 애간장이 녹은 인질 가족들이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며 인질 구출 또는 협상 성과를 내지 못하는 이스라엘 정부를 향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인질 가족들의 좌절이 분노로 바뀌고 있으며, 이들의 시위가 점점 더 전투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질 가족 수십명은 지난 22일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 회의장에 몰려가 "인질들이 죽어가는 동안 당신들이 여기 앉아있을 수 없다"고 외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에 앞서 해안 도시 가이사랴에 위치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집 앞에서 기존 농성 외에 단식 농성도 시작됐고, 일명 '시간이 없다' 진영으로 불리는 시위대는 예루살렘 총리 관저 앞 교차로를 점령하고 24시간 농성을 벌였다.
시위대는 피를 상징하는 붉은 액체를 번화한 거리에 쏟아붓기도 했다.
시위대는 24일 전국에서 인질의 즉각적 석방을 촉구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분노의 날'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의회 난입 시위대 중 한명인 샤하르 모르 자히로는 "전쟁 초기에는 정부가 우리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데려올 책임이 있었기에 정부를 공격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많은 가족이 거칠게 나서기로 했다"며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고통을 토로했다.
WP는 인질 가족들은 시련이 시작됐을 때 가족의 조속한 귀환과 이스라엘군 지지 사이에서 갈등을 느꼈으나, 전쟁이 100일을 넘어가는 상황에서 인질을 석방할 새로운 동력이 보이지 않자 마음을 달리 먹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광범위한 폭격보다는 표적 공습에 주력하는 '저강도' 전투를 벌이기로 하면서 가족들의 분노는 더 커졌다고 WP는 덧붙였다. 전투가 저강도로 전환되면 전쟁이 몇 달 내지 몇 년 더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더 많은 인질 가족이 '즉각 휴전'에 동조하고 있고, 일부는 인질 석방 대가로 민간인 살해 혐의로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수감자 8천명 모두를 돌려보내는 일명 '모두를 위한 모두' 방안도 지지하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 내부에서 논란이 큰 방안이다.


하마스는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에 침투해 이스라엘인 1천200명 정도를 살해하고 240여명을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인질로 끌고 갔다.
인질 105명은 작년 11월 일시 휴전 때 풀려났고 일부는 숨져 하마스가 현재 억류한 인질은 130명 정도로 파악된다.
이후 인질 추가 석방을 위한 협상이 진행됐으나 이스라엘 소행으로 보이는 공격으로 레바논에서 하마스 전체 서열 3위 인사가 사망하자 하마스는 협상을 중단해버렸다.
WP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2일 가족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이스라엘이 인질 석방과 관련해 새로운 제안을 제시했다는 사실을 공지했다.
총리가 밝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후 외신을 통해 이스라엘이 인질을 단계적으로 전원 석방하는 조건으로 최장 2개월간 교전을 중단하는 협상안을 하마스에 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인질·수감자 교환과 연계된 1개월 휴전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가자지구 전쟁을 영구적으로 끝낼 방안을 둘러싼 이견 때문에 시행이 보류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withwi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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