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은 키보드보다 강하다'…"손 글씨가 뇌 연결성 더 높여"

입력 2024-01-27 06:00  

'펜은 키보드보다 강하다'…"손 글씨가 뇌 연결성 더 높여"
노르웨이 연구팀 "손 글씨가 학습 효과 향상…펜글씨 교육 필요"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디지털 기기가 펜과 종이를 대체하면서 손 글씨가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손으로 글씨를 쓰면 키보드로 타이핑하는 것보다 뇌의 연결성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NTNU) 오드리 판데르 메이르 교수팀은 27일 과학 저널 심리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Psychology)에서 대학생들이 화면에 나타난 단어를 손 글씨로 쓰거나 키보드로 입력하는 동안 뇌파 데이터를 측정, 분석해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판데르 메이르 교수는 "이 결과는 손으로 글을 쓸 때 뇌 연결 패턴이 키보드로 타이핑할 때보다 더 정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타이핑보다 펜을 사용할 기회를 주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손 글씨가 디지털 기기로 대체되는 것이 사람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대학생 36명에게 화면에 나타나는 단어를 보고 손으로 쓰거나 키보드로 타이핑하게 하면서 뇌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했다.
참가자들은 뇌파(EEG) 센서 256개를 엮어 만든 측정장치를 머리에 쓰고, 글을 쓸 때는 디지털 펜으로 터치스크린에 직접 필기체로 썼으며, 타이핑할 때는 한 손가락으로 키보드 키를 눌러 입력했다.
측정된 뇌파 데이터를 토대로 뇌의 연결성을 분석한 결과 손으로 글을 쓸 때 뇌 연결 패턴이 키보드로 타이핑할 때보다 훨씬 더 정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손으로 글씨를 쓸 때 지각·인지·판단 등과 관련이 있는 대뇌 꼭대기 부위인 두정엽과 뇌 중심부에 있는 신경 네트워크 허브와 접점 사이에서 광범위한 세타파/알파파 연결성 패턴이 일관되게 확인됐다고 밝혔다.
판데르 메이르 교수는 "이는 손 글씨를 쓸 때 뇌 연결 패턴이 타이핑 때보다 훨씬 정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펜을 사용할 때 손을 정밀하게 제어하면서 얻는 시각·동작 정보가 학습을 촉진하는 뇌 연결 패턴에 기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디지털 펜을 사용했지만, 실제 종이에 펜으로 쓸 때도 결과는 같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글자를 쓸 때의 손가락 움직임이 뇌 연결성을 촉진하기 때문에 활자체로 쓰든 필기체로 쓰든 학습 효과는 비슷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타이핑보다는 펜을 사용할 기회를 줄 필요가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최소한의 필기 교육을 받을 수 있게 지침을 마련하는 것도 적절한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펜데르 메이르 교수는 "학교에서 필기 연습을 계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술 발전을 따라잡는 것도 중요하다"며 "교사와 학생 모두 강의 노트를 작성하거나 에세이를 쓸 때와 같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법이 더 학습효과가 좋은지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출처 : Frontiers in Psychology, Audrey van der Meer et al., 'Handwriting but not Typewriting Leads to Widespread Brain Connectivity: A High-Density EEG Study with Implications for the Classroom', http://dx.doi.org/10.3389/fpsyg.2023.1219945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