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면 끝…러·우크라, 유엔서 '수송기 추락' 치열한 설전

입력 2024-01-26 17:43   수정 2024-01-26 17:50

밀리면 끝…러·우크라, 유엔서 '수송기 추락' 치열한 설전
러 "우크라의 계속적 격추", 우크라 "시신은 5구뿐"
양측 구체적 근거 제시하지 않고 정보전 총력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 군 수송기 추락을 둘러싸고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유엔에서 직접 충돌했다.
드미트리 폴랸스키 주유엔 러시아 대표부 차석대사와 흐리스티나 하요비신 주유엔 우크라이나 대표부 차석대사는 2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서로에게 사건의 책임을 돌리며 치열하게 설전을 벌였다.
사안의 성격상 추락에 직접 책임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는 쪽은 큰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폴랸스키 차석대사는 지난 24일 접경지 벨고로드에서 추락한 일류신(IL)-76 군 수송기에 러시아 포로와 교환될 우크라이나 포로 65명이 탑승하고 있었고, 우크라이나군 미사일에 격추돼 모두 사망했다는 러시아 측 주장을 부각했다.
반면 하요비신 차석대사는 포로 탑승 여부를 포함한 러시아 측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날 긴급회의를 요청한 폴랸스키 차석대사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지정학적 이익을 위해 군 수송기를 계획적으로 공격, 자국민이 희생됐다고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 당국의 예비 조사 결과 우크라이나군의 방공 시스템이 IL-76 수송기를 공격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사용된 미사일이 미국 패트리엇일 수도 있고, 독일 IRIS-T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확인된다면 무기를 공급한 서방 국가들은 이 범죄의 직접적인 공범으로 판명될 것"이라며 "러시아는 사고 책임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폴랸스키 차석대사는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포로 교환의 경로와 포로들의 이송 방식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며 우크라이나의 '고의 격추' 가능성을 강조했다.
또 IL-76 추락 직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군용기 추락을 반기는 듯한 메시지가 나왔지만 여기에 자국 포로가 탔다는 소식이 나오자 은폐가 시작됐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하요비신 차석대사는 우크라이나가 포로 이송 경로와 수단에 대한 정보를 받지 못했다며 러시아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또 특정 기간 벨고로드 인근 상공의 안전을 확보하라는 요청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교환될 러시아 포로들을 안전하게 합의된 장소로 이송시켰고,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포로에 대해 동일한 수준의 안전을 보장하기로 돼 있었다며 러시아에 책임을 전가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포로들이 실제로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확인되면 이는 러시아의 또 다른 인도법 위반"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도시를 공격하기 위한 미사일 수송을 은폐하려고 공중에서 인간 방패를 사용한 첫 사례"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정보 은폐 의혹도 제기했다.
러시아군과 보안 당국자들이 프로토콜에 따른 긴급 작업자들의 추락 현장 조사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군 정보를 인용, 벨고로드 지역 영안실에 5구의 시신만 보내졌고 현장 영상을 보면 인간의 유해는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대표부 차석대사는 "러시아는 자신들이 침략자가 아닌 피해자인 것처럼 책임을 전가하려는 시도를 반복해왔다"며 우크라이나를 두둔했다.
AP 통신은 수송기 추락 사고가 또 다른 '정보 전쟁' 사례로 확대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한 수많은 주장과 반론에 대한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전날 러시아 당국이 추락 수송기의 블랙박스를 발견했다는 보도가 나왔음에도 상황이 명확해질 것이라는 기대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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