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 후 미군 첫 공습 사망…중동 확전 기로 몰린 바이든

입력 2024-01-29 11:28   수정 2024-01-29 13:43

가자전쟁 후 미군 첫 공습 사망…중동 확전 기로 몰린 바이든
공화당 강경파 "이란 직접 때려라"…트럼프, 바이든 맹비난 "3차대전 직전"
중동 미군, 160차례 공격당했으나 치명적 피해는 이번이 처음
美당국자 "이란이 공격 명령했는지 파악 중"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긴장이 고조되던 중동에서 미군이 처음으로 적의 공격에 사망하는 일이 발생해 확전 우려를 키우고 있다.미국에서는 공화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이란을 직접 타격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가운데 그동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확전 방지에 주력해온 조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수준으로 '보복'에 나설지 기로에 몰린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시리아 국경과 가까운 요르단 북부 미군 주둔지 '타워 22'가 전날 밤 친(親)이란 민병대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숨지고 다수가 부상했다고 밝혔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별도 성명에서 이번 공격에 따른 인명피해가 사망자 3명, 부상자 25명이라고 확인했으나 CNN방송은 당국자들을 인용해 부상자가 30명이 훌쩍 넘는다고 전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은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중동에서 미군이 적의 공격을 받아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주 예멘 후티 반군을 저지하기 위해 아라비아해에서 작전 중이던 해군 특수부대원 2명이 함정 밖으로 떨어져 숨졌으나 이는 사고였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가자전쟁 발발 이후 중동지역 주둔 미군과 연합군이 친이란 민병대로부터 드론·로켓·미사일 등으로 공격받은 사례는 160건을 넘지만, 이전까지는 대부분 사전에 차단되거나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지 않았다.
그에 대한 미군의 보복도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건물과 기반 시설 등에 초점을 맞춰 신중하게 이뤄졌다. 중동지역 확전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행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적의 공격으로 자국민이 사망한 만큼 미국이 이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도 높은 보복에 나서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성명에서 "우리가 선택한 시기와 방식으로 이 공격의 책임을 묻겠다"며 보복 의지를 천명했다.
미국 당국자들 역시 이번 미군 사망과 관련해서는 이전과 다른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에 큰 이견이 없다고 NYT는 보도했다. 대통령 보좌관들은 이날 화상회의에서 이 부분에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이스라엘·미국과 친이란 무장 단체들이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예멘 등 중동 곳곳에서 연일 무력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또한 어떤 방식으로 보복할지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확전 위험을 무릅쓰고 공화당 강경파들이 요구하는 대로 이란을 직접 공격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공화당 의원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그동안 이란에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는 바람에 하마스를 비롯한 이란의 대리 세력들이 활개를 치면서 미군 사상자가 다수 나오는 상황까지 왔다고 비판하고 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이날 성명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이란 억제 정책은 비참하게 실패했다"며 "우리 군인의 죽음에 대한 보복뿐만 아니라 미래의 공격에 대비한 억제 차원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 내부의 중요한 목표물을 타격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미시시피)은 "이란의 목표물과 지도부를 직접 겨냥해 대응하라"고 촉구했고, 존 코닌 상원의원(텍사스)은 "테헤란을 목표로 하라"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그 정예인 쿠드스군을 타격해야 한다고 엑스(X)에 적었다.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은 이번 공격에 대한 "유일한 응답은 이란 내부와 중동 전역에 있는 이란 테러 세력에 대한 파괴적인 군사적 보복"이라며 "그 이하의 조치는 조 바이든이 군 최고 통수권자 자격이 없는 겁쟁이임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독주체제를 굳혀가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성명에서 "미국에 대한 이 뻔뻔한 공격은 조 바이든의 유약함과 굴종의 끔찍하고 비극적인 결과"라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이란의 지원을 받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도, 우크라이나 전쟁도 일어나지 않고 세계가 평화로웠을 것"이라며 "하지만 현실은 그 대신 우리가 3차 세계대전 직전에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이 직접 충돌하면 가자지구 전쟁이 국지전에서 더 광범위한 중동 지역 전면전으로 번질 것이 뻔한 상황에서 이란 본토 공습은 쉽지 않은 선택지다.
그동안 미국과 이란이 역내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에도 직접 충돌만큼은 피하며 조심해온 것도 확전 가능성을 경계해서였다.
미국 당국자들도 현재 중동지역 긴장 상황이 지역 전쟁으로 비화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찰스 브라운 합참의장은 앞서 이날 오전 방송된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동에서 일어난 일들이 분쟁을 확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미국이 할 일이라며 "우리는 긴장이 고조돼 중동지역 내에서 더 광범위한 분쟁으로 몰아가는 길을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과 정보기관은 이번 공격이 이란이 분쟁을 격화하려고 의도적으로 시도한 것인지, 아니면 그간 친이란 민병대가 해 온 것과 같은 제한된 공격이 우연히 더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온 것인지 파악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란이 이번 공격을 통해 더 광범위한 전쟁을 시작할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NYT에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이란이 더 강도 높은 공격을 명령했는지, 아니면 민병대가 스스로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는지 판단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수집·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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