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잘싸' 아시안컵 선전, 전쟁통 팔레스타인에 모처럼 웃음꽃

입력 2024-01-30 09:41  

'졌잘싸' 아시안컵 선전, 전쟁통 팔레스타인에 모처럼 웃음꽃
'카타르에 패배' 8강 못 갔지만…"자랑스러워"
대표팀 주장 서안지구 고향에선 환희의 박수·함성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선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2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알다히리야 주민들의 목소리에는 아쉬움보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자부심이 더 묻어났다.
이날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의 결과는 팔레스타인의 패배.
홈그라운드에서 뛴 카타르의 기세에 밀려 8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경기를 지켜본 이곳 주민들은 국가대표팀이 이룬 성과에 뿌듯해하며 선수들에게 뜨거운 격려를 보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서안지구 알다히리야는 팔레스타인 국가대표팀 주장인 무사브 알바타트의 고향이다.
축구 영웅을 배출한 마을답게 경기 시작 전부터 주민들의 기대와 흥분으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경기 몇시간 전부터 TV 앞에는 의자가 쭉 배치됐고, 아이들을 위한 팔레스타인 국기 색깔의 가발과 간식도 준비됐다.
전반 37분, 팔레스타인팀이 선제골을 넣자 열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주민들은 함성을 지르고 손뼉을 치며 그라운드 위 선수들과 한 마음이 됐다.
지난 12일 개막한 아시안컵에서 팔레스타인은 눈에 띄는 선전을 보였다.
홍콩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3-0 대승을 거두며, 아시안컵 사상 첫 승리와 16강 진출을 동시에 이루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이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참화 가운데 일궈낸 것이어서 주민들에게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급습으로 전쟁이 시작되면서, 가자지구는 초토화했고 서안지구 역시 전쟁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전쟁의 불똥은 스포츠 분야에도 튀었다. 서안·가자지구 축구 선수권 대회는 취소됐고, 팔레스타인 축구대표팀은 외국에서 겨우 훈련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무사브 알바타트의 아버지 칼레드 알바타트씨는 아들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면 자부심과 동시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어머니 하나아씨는 이스라엘의 점령이 없었다면 팔레스타인 축구는 더 높은 수준에 도달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 행정·군사적 장애물 때문에 서안·가자지구의 선수들을 모으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휘슬이 울리고 경기가 시작되면서 이들은 걱정과 시름은 잠시 미뤄뒀다.
가족과 함께 TV 중계를 지켜본 이스마일 알바타트씨는 축구대표팀에는 무한한 길이 열려 있다며 희망을 이야기했다.
"16강 진출은 좋은 결과에요. 아직 끝이 아닙니다."
hrs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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