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사태에 호주 소·양 1만5천마리, 한 달째 바다서 '대기'

입력 2024-01-31 11:27  

홍해사태에 호주 소·양 1만5천마리, 한 달째 바다서 '대기'
요르단 향하던 가축 수출선, 호주 복귀…검역 문제로 바다서 기다려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홍해 무역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동으로 가려던 호주산 소·양 1만5천여마리가 약 한 달째 바다에서 대기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MV바하자호는 요르단으로 가기 위해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WA)주 프리맨틀에서 출발했다.
이 배에는 중동으로 수출하려는 1만5천마리가 넘는 살아있는 소와 양이 실렸다.
하지만 호주 정부는 홍해를 지나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 MV바하자호에 항해 중단 명령을 내렸고 수출선은 지난 29일 WA주 앞바다에 도착했다.
문제는 배가 호주로 돌아왔지만 배 안에 있는 가축들은 땅으로 쉽게 내려올 수 없다는 점이다. 배 안 가축은 호주산이지만 일단 호주를 떠났던 동물들인 만큼 해외에서 들여오는 다른 동물처럼 엄격한 검역 절차를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축산업 강국인 호주는 청정 소고기와 양고기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매우 엄격하게 검역을 실시한다.
이 때문에 MV바하자호는 처음 출발했던 프리맨틀 항구에서 약 10km 떨어진 바다 위에 정박한 채 정부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가축들이 배 안에서 폭염 속에 노출돼 있다며 빨리 배에서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남반구의 호주는 현재 여름을 보내고 있으며 특히 서부지역은 한낮 기온이 40도를 넘을 만큼 뜨겁다.
이에 WA주 정부는 연방정부와 협조해 가축들이 배에서 내려오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며 가축 격리 시설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로저 쿡 WA주 총리는 배 안의 동물 복지 수준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너무 오랫동안 바다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우리는 연방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살아있는 가축 수출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프리맨틀이 지역구인 노동당의 조시 윌슨 연방 하원의원은 살아있는 가축들을 수출하기 위해 해마다 수만마리의 소와 양들이 더위와 좁은 공간에서 시달리고 있다며 "이제 이 무역을 끝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에 쿡 주총리는 "WA주에서 육류가 가공되고 가공된 식품이 수출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면서도 "살아있는 가축 수출이 중단되면 연 1억2천900만호주달러(약 1천130억원)의 산업이 사라지고 400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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