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타 스위프트가 비밀요원?…미 대선 앞두고 음모론 난무

입력 2024-01-31 12:46  

팝스타 스위프트가 비밀요원?…미 대선 앞두고 음모론 난무
트럼프 지지 극우 미디어, 스위프트 겨냥 음로론
바이든 지지 이력에 남친 NFL 선수까지 묶어 공세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를 둘러싸고 각종 정치 음모론이 난무하고 있다.
음모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극우 미디어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 민주당 지지 이력이 있는 스위프트뿐만 아니라 그의 공개 연인인 미 프로풋볼(NFL) 선수 트래비스 켈시까지 겨냥, 공격을 퍼붓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스위프트를 둘러싼 음모론은 특히 지난해 9월부터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스위프트가 팬들에게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 계기였다. 당시 하루 만에 신규 등록한 유권자가 3만5천명이나 늘기도 했다.
독보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위프트는 사회, 경제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스위프트의 영향력을 두고 '테일러노믹스'(Taylornomics)라는 말까지 나왔다. 민주당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스위프트를 "독보적인 존재"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스위프트를 2023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우파도 스위프트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높여왔다.
특히 남자친구 켈시의 소속팀인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Super Bow)에 진출하자 공격은 최고조에 달했다.
꾸준히 돌았던 음모론 중 하나는 스위프트가 미 국방부 비밀요원이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려고 팬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위프트와 켈시가 NFL이나 코로나19 백신, 민주당 지지를 위해 만들어진 거짓 커플이라는 주장도 있다.
여기에 이날 공화당원 비벡 라마스와미는 소셜미디어에 "다음 달 슈퍼볼에서 누가 우승할지 궁금하다"며 "그리고 인위적으로 문화적 지지를 받는 커플이 이번 가을 주요 대선 (후보를) 지지할지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그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을 중도 사퇴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전날엔 친(親)트럼프 방송인 마이크 크리스피가 NFL이 "민주당 선전"을 퍼뜨리기 위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장담하건대, 캔자스 시티가 이기고 슈퍼볼에 가고, 스위프트가 하프타임쇼에 나와 미드필드에서 켈시와 함께 조 바이든을 '지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역시 우파 방송인 베니 존슨은 엑스(X·옛 트위터)에 "스위프트는 작전"이라며 "전부 가짜다. 당신들은 놀아나고 있는 것"이라고 썼다.
극우 활동가 로라 루머는 "민주당 당원들의 스위프트 선거 개입 심리 조작이 공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며 "전·현 바이든 정부 관료들이 스위프트와 켈시를 지지하는 게 우연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둘의 연애 자체도 이들한텐 좋은 공격 소재다. 켈시는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과 맥주 버드라이트 광고에 출연한 바 있다. 버드라이트는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를 협찬했다가 보수층의 반발을 샀다.
NFL의 팬층은 다양하지만, 보수적인 성향도 강하다. 스타 쿼터백 에런 로저스의 코로나19 백신 반대 운동을 지지하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국가 연주 시 무릎을 꿇고 국민의례를 거부한 흑인 선수를 조롱하는 등의 여론도 있다. NFL은 오랫동안 성폭력, 가정폭력 등 여성혐오와도 싸웠다.
스위프트와 켈시의 관계가 전통적 연인상과 거리가 있다는 점 역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순자산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가 넘는 성공하고 부유한 여성(스위프트)이 남자 친구를(켈시)를 전과는 다른 차원의 유명 인사로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이는 일각의 전통적인 성 규범에 타격을 줬다는 진단이다. 켈시 역시 성공한 운동선수이긴 하지만 현재 스위프트가 가진 위상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 측이 이번 대선에서 스위프트의 지지를 원한다는 NYT 보도가 나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 더 그럴듯한 '먹잇감'이 됐다.
스위프트는 2020년 대선에선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바 있다.
2018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는 인스타그램에 "나는 항상 어떤 후보가 인권을 보호하고 인권을 위해 싸우느냐에 따라 투표할 것"이라며 "LGBTQ(성소수자) 권리 투쟁을 믿으며, 성적 지향이나 성별에 근거한 모든 형태의 차별은 옳지 않다고 믿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음모론을 반지성적인 헛소리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CNN은 이런 주장을 늘어놓는 이들이 공화당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수백만 명이 이들에게 의지해 뉴스와 정보를 얻고 있다고 짚었다.
WP도 이런 음모론이 거칠수록 더 많은 흡입력을 얻을 것이라며 폭스뉴스 진행자 숀 해니티와 같은 기성 언론의 황금시간대 쇼에 반복해서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싱크탱크 전략적 대화(Strategic Dialogue)의 극단주의·허위정보 연구가 재러드 홀트는 "스위프트에 대한 음모론을 퍼뜨리는 개인과 매체는 엉터리로 들린다"며
"왜냐하면 그들이 정확하게 엉터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홀트는 "그러나 그들은 현대 보수주의자들을 위한 주요 정보원 중 하나이고, 그들이 바로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퍼뜨리려고 공화당 엘리트들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오늘날 보수 언론이 얼마나 현실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무관심한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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