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의원들, 트럼프 의견에 점점 민감"…집권 땐 의회도 장악?

입력 2024-02-03 01:32  

"공화 의원들, 트럼프 의견에 점점 민감"…집권 땐 의회도 장악?
폴리티코 보도…법안 통과 여부에 트럼프의 호불호 중요 변수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오는 11월 미국 대선의 공화당 후보가 될 것이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장악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2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공화당원'으로 불리는 열혈 지지층을 가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재입성 가능성을 키워 나가자 공화당 의원들이 입법 등 의정활동에서 트럼프의 의견에 갈수록 민감해지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일례로 기업들의 국내 연구개발 투자와 관련해 세제 혜택을 주는 등의 내용을 담은 조세 관련 법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묵인' 속에 지난달 31일 찬성 357표, 반대 70표로 하원을 통과했다.
하원 세입위원장인 제이슨 스미스 의원(공화·미주리)은 지난해 12월 90분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 조세 법안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스미스 의원은 "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굉장히 자주 대화했고, 그는 이 법안이 그의 정책을 위한 큰 승리라는 것을 잘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리더다. 사람들이 그것을 인정하길 원치 않을 수 있으나 그는 오랫동안 공화당 리더였다"며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법안에 대해 상의한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반대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있는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법안과 국경 단속 관련 법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대 속에 하원 통과 전망이 극히 불투명하다.
토니 곤잘레스(공화·텍사스) 하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엇을 말하면 모두가 듣는다"며 "모두"를 강조했다.
이미 지난해 10월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의 후임으로 매카시 전 의장보다 더 강경한 친트럼프 성향의 마이크 존슨 의장으로 교체되는 과정에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큰 영향력은 입증된 바 있다.
프리덤코커스에 소속된 의원을 비롯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절대적으로 따르는 20명 안팎의 초강경파 의원들은 물론이고 그외 대부분 의원도 '마가' 표심을 장악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하원의장 후보 관련 호불호를 의식했던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직도 아니고, 의원도 아니지만 하원의장 선출과 같은 당 지도부 인선뿐 아니라 이제는 의원들의 입법활동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2년마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하원의원들로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중을 거슬렀다가 마가 표심으로부터 '보이콧'을 당할 경우 당내 경선을 통과하기 어렵게 된다는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의원 임기가 6년인 상원의 경우 2년마다 전체 의원의 3분의 1씩 선거를 치르는 만큼 하원보다는 '마가' 표심의 영향을 덜 받지만 최근 공화당 상원의원들 역시 트럼프 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역력하다.
지난달 15일 공화당 첫 경선이었던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한 이후 테드 크루즈(텍사스),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 등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추가로 트럼프 공개 지지 선언을 했다. 이로써 상원의 공화당 의원(49명) 가운데 트럼프 지지 선언을 한 사람은 과반인 31명으로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J.D. 밴스(오하이오),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스티브 데인스(몬태나), 마샤 블랙번(테네시), 티머시 투버빌(앨라배마) 등 가까운 상원 의원들과 정기적으로 소통하며 자신의 입장을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반영시키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은 특정 사안에 대해 그의 의견을 구하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소개했다.
의원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 구축을 통해 차기 선거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트럼프 재집권 때 자신의 정치적 역할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하고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유지할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 간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권력분립의 원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집권 2기가 현실화할 경우 참모들을 대부분 '충성파'로 채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터에 의회마저 공화당이 장악하고 다수 의원이 '친트럼프' 대열에 가세할 경우 국정운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주를 견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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