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세네갈…3주 남은 대선 '돌연 연기' 대규모 시위(종합)

입력 2024-02-05 23:01   수정 2024-02-06 21:21

혼돈의 세네갈…3주 남은 대선 '돌연 연기' 대규모 시위(종합)
최루탄 쏘며 강경 진압, 모바일 인터넷도 차단
대선 최장 1년 연장될 수도…야권 '헌법적 쿠데타' 반발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서아프리카 세네갈이 갑작스러운 대통령 선거 연기 발표로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대선 연기에 항의하는 시위가 5일(현지시간) 세네갈 곳곳에서 이틀째 이어졌고 경찰은 수도 다카르 의회 앞에서 최루탄을 쏘며 강경 진압했다. 정부는 폭력을 조장하는 메시지가 유포된다는 이유로 모바일 인터넷 접속을 차단했다.
시위대는 지난 3일 대선 연기 결정을 발표한 마키 살 현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라고 외쳤다.
세네갈 의회는 이날 이달 25일로 예정됐던 대통령 선거를 6개월에서 1년까지 연기할 수 있도록 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 안건에는 살 대통령의 임기를 후임자가 선출돼 취임할 때까지 연장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대로라면 살 대통령은 올해 4월 초 두번째 임기가 끝나야 한다.
안건은 세네갈 의원 165명 중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살 대통령의 대선 연기 결정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과 시위 등을 고려할 때 통과가 불확실하다고 AFP 통신은 전망했다.

살 대통령은 공식 선거운동 개시를 하루 앞둔 3일 대국민 연설에서 새로운 선거 날짜를 밝히지 않은 채 대선 연기 결정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그는 "혼란스러운 상황들을 빌미로 한 선거 전후 소송이 제기되면 선거의 신뢰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며 연기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3선엔 도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같은 전격적인 발표에 야권 등은 '헌법적 쿠데타', '민주주의 퇴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헌법위원회가 발표한 대선 최종 후보 20명의 명단에 야당 유력 주자인 파스테프(PASTEF)의 우스만 송코 대표와 압둘라예 와드 전 대통령의 아들인 카림 와드의 이름이 빠졌을 때부터 논란이 본격화했다.
이중국적 문제로 최종 후보에서 제외된 와드 진영은 대선 연기를 환영하는 입장으로, 이날 의회 안건도 이들이 여당의 지지를 받아 제출했다.
살 대통령이 불출마 입장을 거듭 밝혔음에도 일부 야권은 그가 여권 연합 후보인 아마두 바 현 총리의 패배를 피하거나 임기를 연장하려는 꼼수로 의심한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아프리카연합(AU)은 세네갈에 조속한 대선 실시를 촉구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무사 파키 마하마트 AU 집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세네갈은 국가적 화합을 통해 투명하고 평화롭게 가능한 한 빨리 대선을 조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1960년 독립 이후 쿠데타가 없었던 세네갈은 서아프리카에서 민주주의 모범 국가로 꼽힌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송코 대표에게 징역형이 선고된 이후 그의 대선 후보 자격 등을 둘러싼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대선이 연기된 것도 1963년 대선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hyunmin6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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