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홍해 '물류동맥' 넘어 '통신동맥' 해저케이블까지 위협"

입력 2024-02-08 09:42   수정 2024-02-08 16:45

"후티, 홍해 '물류동맥' 넘어 '통신동맥' 해저케이블까지 위협"
케이블 경로 지도 올리며 "예멘, 전략적 위치" 경고
전문가 "단순 허세"…이란도 능력·의도 없는 것으로 관측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뒤 팔레스타인 지지를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해온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가 홍해 해저의 글로벌 통신케이블까지 노리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다만 후티의 현재 작전 능력과 케이블 파괴가 후티를 지원하는 이란에 미칠 전략적 위험성을 고려하면 실제 공격을 감행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예멘 정부는 후티가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인터넷 회선을 포함한 홍해 해저의 통신케이블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홍해 해저에는 16개의 주요 통신케이블이 묻혀있다.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17%를 담당하는 이들 케이블은 바브 알만데브 해협을 지나 홍해를 통과해 이집트 쪽을 향해 지나간다.
후티는 텔레그램에 해저 통신케이블 경로를 표시한 지도와 함께 "모든 대륙을 연결하는 인터넷선들이 근처를 지나간다는 점에서 예멘은 전략적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메시지를 담은 이미지를 게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후티가 실제 해저 통신케이블을 파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해저 수백m 아래 설치돼 있는 케이블에 도달하는 데에는 심해 잠수정이 필요하고 케이블 절단을 위해서는 거대한 가위 역할을 할 장치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 같은 작전 능력을 갖춘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정도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후티를 지원하는 이란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이 역시 실현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란과 미국 모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역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세계 인터넷망을 마비시키는 해저 케이블 파괴는 이란에 있어서 커다란 전략적 '도박'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그동안 이란과 미국은 직접 충돌을 피해 왔고, 미국과 이란 대리세력간 충돌 역시 일정 수준으로 절제되고 있다.
일례로 미국은 요르단 주둔 미군 3명이 사망한 뒤 이라크와 시리아의 이란 관련 시설들을 타격하기 전 5일 이상 군사 대응 방침과 공격 목표물을 암시해 핵심 인사들의 대피를 사실상 허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후티의 해저 통신케이블 파괴를 지원한다면 이는 이란에 대한 직접 공격을 초래하는 중대한 확전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에드먼드 피턴-브라운 전 주예멘 영국대사는 "이란은 세계 선박을 공격하는 (후티의) 작전을 (그 이상으로) 확대하는 데 두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인프라를 파괴하는 것보다 사이버 (공격) 옵션에 의지할 것 같다"고 짚었다.
영국 해군 사령관을 지낸 톰 샤프는 "이란의 군 조직 내에서 이 케이블을 건들 수 있는 것을 본 적이 아예 없다"며 "이란 잠수함이 그렇게 하지 못하는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샤프는 "잠수가 한가지 선택지이지만 깊고 분주해 어려울 것"이라며 "내 생각에 그건 허세"라고 덧붙였다.
다만, 후티가 예상치 못한 도발을 단행할 가능성 역시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예멘 수도 사나와 서부 지역 등을 장악한 후티는 2015년 내전이 본격화한 이후 정부군을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집중 공격을 견뎌왔다.
나아가 2022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시도하는 등 과감한 도발을 하기도 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홍해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 행위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 주도의 후티 공격이 계속되고 있지만, 후티는 홍해를 지나는 선박들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BBC는 "그들은 서방과의 대치에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후티는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됐다"고 평가했다.

hrs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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