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 참사 우려 고조…휴전협상 진통에 네타냐후 군사작전 고수(종합)

입력 2024-02-15 19:32  

라파 참사 우려 고조…휴전협상 진통에 네타냐후 군사작전 고수(종합)
국제사회 "인도주의적 재앙" 경고…프랑스·독일도 라파 공격 반대
휴전 협상지 카이로서 이스라엘측 철수…"추가 회담 일정 못 잡아"
"이스라엘, 레바논에 개전 이래 최대 공습…확전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군사작전 의지를 재차 밝히면서 피란민이 몰려있는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참사 우려가 커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14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완전히 승리를 거둘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여기에는 전장에서 민간인의 대피를 허용한 이후 라파에 대한 강력한 군사 행동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집트와 맞닿은 라파는 국제사회가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지원하는 주요 관문이자 전쟁을 피해 남부로 내려온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몰려있는 곳이다.
약 240만명의 가자지구 주민 중 절반 이상인 140만명가량이 이곳으로 피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의 언급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대에도 라파에서 군사작전을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군은 라파에 하마스 지도부를 비롯한 잔당이 남아있다는 공격 명분을 내세우지만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대규모 인명피해 우려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격에 대해 "새로운 규모의 인도주의적 재앙으로 이어질 뿐"이라며 군사작전 중단을 촉구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이날 예루살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30만명이 그곳(라파)의 좁은 공간에서 대기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이 공격을 개시한다면 인도주의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도 이스라엘을 향해 "민간인의 생명과 기반 시설에 재앙적인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인류애의 기본 원칙을 유지해달라"고 요구했다.
앨리스 와이리무 은데리투 유엔 학살방지특별자문관은 "라파에 대한 전면적인 군사 침공이 이뤄질 경우 잔혹 행위가 이뤄질 위험이 심각하고, 현실적이며 높다"고 우려했다.

라파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및 인질-수감자 교환을 위한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진행된 협상에는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과 이집트 고위 정보 관리가 참여했다.
협상에서는 6주간의 일시 휴전과 영구 휴전 논의 개시 등을 기본 전제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이견을 좁히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지만 이스라엘 협상단은 본국으로 철수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날 하마스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휴전 및 인질-수감자 교환 협상에서 새로운 제안을 하지 않아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마스가 망상에 사로잡힌 입장을 바꿔야만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 철수와 군사작전 종료를 강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 방송은 CIA와 카타르, 이스라엘 모사드 관계자들이 13일 회담 후 카이로를 떠난 상태라며 하마스의 답변 있을 때까지 추가 회담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협상단의 카이로 복귀를 막는 것은 국내 반발을 초래했다.
CNN과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인질 가족 단체인 '인질 및 실종 가족 포럼'은 진행 중인 회담을 좌절시키는 결정에 "망연자실했다"며 "내각의 일부가 인질의 목숨을 희생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네타냐후 총리의 결정이 인질의 "하마스의 터널에서 죽어가는 134명의 인질의 의도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사형선고"라며 "불미스러운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 각료인 베니 간츠 국민통합당 대표와 가디 아이젠코트 크세네트 의원 등도 네타냐후 총리가 협상단의 복귀를 막은 데 대해 분노를 터뜨렸다.
팔레스타인 측에서는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이례적으로 하마스를 향해 이스라엘과 인질-수감자 교환에 합의하라고 촉구했다.
아바스 수반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와 서안,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인을 상대로 한 전면전 상황에서 우리는 하마스에 인질-수감자 교환 협상을 매듭짓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천 명의 희생과 팔레스타인 주민의 이주로 이어질 점령군의 라파 공격을 피하기 위해 협상 타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스라엘이 14일 하마스와 전쟁을 시작한 이래 최대 공습을 접경국 레바논에 가해 확전 우려를 낳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이날 오전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 북부 국경 지대인 사페드를 향해 다수의 로켓이 발사돼 1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하자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 여러 곳에 반격을 가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번 공습이 진행되고 있을 때 이스라엘 전투기가 "레바논 영토에서 대규모 공격"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시설을 겨냥한 이번 공격으로 헤즈볼라 전투원 1명과 민간인 3명이 숨졌다고 WP는 전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직후인 지난해 10월 8일부터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해 미사일과 로켓 공격을 가해왔으며 이스라엘도 최근 헤즈볼라의 공세가 거세지자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을 표적 공습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여왔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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