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최대 재벌 아녤리 가문 상속분쟁 격화…어머니가 아들 고발

입력 2024-02-16 00:35  

伊 최대 재벌 아녤리 가문 상속분쟁 격화…어머니가 아들 고발
'가문 후계자' 엘칸 스텔란티스 회장, 탈세방조 혐의로 조사받아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 피아트그룹을 창업한 고(故) 잔니 아녤리의 유산을 둘러싸고 상속 분쟁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 등에 따르면 토리노 검찰은 최근 존 엘칸 스텔란티스·페라리 회장에 대해 탈세 방조 혐의로 조사 중이다.
엘칸 회장을 형사 고발한 사람은 다름 아닌 잔니 아녤리의 딸이자 엘칸 회장의 어머니인 마르게리타 아녤리다.
1899년 피아트그룹을 창업한 아녤리 가문은 이탈리아 최고의 명문 집안 중 하나로 '이탈리아의 케네디가'로도 불린다.
이 가문은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과 푸조시트로엥그룹이 합병하면서 출범한 스텔란티스와 페라리뿐만 아니라 프로축구팀 유벤투스 등도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잔니 아녤리가 2003년 사망한 이후 아녤리 가문은 극심한 상속 분쟁에 휩싸였다.
잔니는 딸 마르게리타가 첫 번째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세 자녀 중 장남인 존 엘칸을 가문의 후계자로 지명했다.
마르게리타는 지분을 포기하는 대가로 12억유로(약 1조7천213억원)를 받기로 합의했으나 이후 마음을 바꿔 법원에 계약 취소 소송을 냈다.
그는 계약 당시 가족 재산 중 일부가 숨겨져 있었다는 이유를 댔지만, 그보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마르게리타는 첫 번째 남편과의 사이에서 엘칸을 포함해 세 자녀를 뒀고, 두 번째 남편과 다섯 명의 자녀를 더 낳았다.
가문의 후계자로 지명된 엘칸은 자신의 형제자매에게만 권력을 나눠주고, 배다른 형제자매들은 거들떠보지 않았다.
잔니의 아내이자 마르게리타의 어머니인 마렐라 카라촐로도 마찬가지였다.
마렐라는 2004년 엘칸을 비롯해 마르게리타가 첫 번째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세 자녀에게만 잔니의 유산을 물려줬다.
마렐라가 2019년 사망하자 마르게리타는 어머니가 탈세를 저질렀다며 엘칸 회장을 탈세 방조 혐의로 고발했다.
어머니가 당시 스위스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스위스 법에 따라 유산을 물려줬지만 실제로는 대부분의 시간을 이탈리아에서 머무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녤리 가문에 대한 책을 펴낸 작가인 지지 몬칼보는 "마르게리타가 어머니의 운전기사와 직원을 증인으로 불러 어머니가 이탈리아에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르게리타는 어머니가 생의 마지막 2년 동안 파킨슨병과 치매를 앓았고, 토리노를 떠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르게리타가 법정에서 이를 증명할 수 있다면 상속은 기각돼 어머니가 남긴 자산의 절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마르게리타는 가족 지주회사에 대한 통제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마르게리타의 고발 이후 토리노 검찰은 마렐라가 실제로 스위스에 거주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엘칸 회장도 탈세를 방조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마르게리타는 프랜시스 베이컨, 파블로 피카소, 클로드 모네 등 가문의 예술 소장품의 소유권을 놓고도 엘칸 회장과 별도의 소송을 벌이고 있다.
둘은 모자지간이지만 2004년 이후 연락을 끊은 상태라고 몬칼보는 전했다.
엘칸 회장의 변호인들은 법정에서 마르게리타와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마르게리타는 20년 동안 법정에서 자기 부모와 세 자녀를 못살게 굴고 있다"며 "그는 자신이 사인한 계약을 무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르게리타의 변호인들은 "마르게리타는 8명의 자녀 모두가 공정한 대우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행동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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