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저널, 티베트·신장 등 인권문제로 中논문 18편 철회"

입력 2024-02-16 12:16  

"국제학술저널, 티베트·신장 등 인권문제로 中논문 18편 철회"
가디언 "인권문제 논문철회 규모로는 사상 최대"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미국의 한 유명 학술출판사가 발행하는 국제학술 저널이 인권 문제 등을 이유로 중국 학자들의 논문 18편을 철회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인권에 대한 우려 등을 이유로 논문이 동시에 철회된 최대 규모 사건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며 문제의 논문들은 미국 학술출판사 와일리가 발행하는 유전학 저널인 '분자유전학 및 게놈의학(Molecular Genetics & Genomic Medicine·MGGM)에 게재됐다.
이 논문들은 저널 편집장인 수잰 하트와 출판사 사이의 합의를 거쳐 이번 주에 철회됐는데 2년이 넘는 검토 과정에서 연구와 연구자가 제공한 동의서 사이의 '불일치'가 발견된 것이 주된 이유라고 전했다.
철회된 한 논문은 120명의 개인으로부터 수집한 혈액 샘플을 사용해 시짱(西藏·티베트)의 제1도시 라싸(拉薩)의 티베트인 DNA를 연구했다. 논문에는 "모든 개인이 서면 동의서를 제공했다"며 해당 작업은 상하이 푸단대 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고 명시돼 있었다.
그러나 이 저널 심사위원들은 윤리적 검토 결과 "동의서 문서와 보고된 연구 사이에 불일치가 밝혀졌다"며 "제기된 우려 사항을 해결하기에 문서가 충분히 상세하지 않았다"며 철회통지 사유를 밝혔다.
이 연구의 교신저자인 셰젠후이는 상하이 푸단대 법의학과 출신으로 공동 저자 몇 명은 티베트 공안당국을 포함해 중국 공안당국에 소속돼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는 중국 공안당국이 티베트인들의 동의 없이 감시를 통해 얻은 유전자 정보를 무단으로 연구에 사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한 것으로 해석된다.
철회된 또 다른 논문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카슈가르에 거주하는 위구르인 340명의 혈액 표본을 사용해 이들과 다른 지역 위구르인 간의 유전적 연관성을 연구했다.
철회된 논문들은 모두 2019년에서 2021년 사이에 출판된 것이다. 최초의 의혹은 벨기에 루벤대학 공대 이브 모로 교수가 2021년 3월 저널 편집장에게 처음으로 제기했다.
모로 교수의 문제 제기 후 저널 편집자 25명 중 8명은 사임했지만 편집장인 하트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내 개인, 특히 취약 계층의 DNA와 기타 생체 인식 데이터를 사용하는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국제사회는 티베트인들과 신장자치구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 당국의 대규모 감시와 통제로 인한 인권 침해 우려를 지속 제기해 오고 있다.
신문은 이번 철회가 중국 당국이 자국 학자들의 논문을 대대적으로 조사한 결과가 발표되기 직전에 이뤄진 점에도 주목했다.
중국 교육부는 이달 초 각 대학에 지난 3년간 철회된 모든 학술논문을 제출하고 철회 논문과 관련 경위 등 진상 조사를 벌일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중국 학자들은 최근 몇 년 새 데이터 조작 등의 이유로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이 잇따라 철회되는 등 국제학계의 불신을 자초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네이처지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적으로 약 1만4천건의 연구 및 논문의 철회 통지가 발표됐는데. 그중 4분의 3이 중국인 공동 저자와 관련돼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j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