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유엔 인권사무소 폐쇄…"식민주의적 태도 고쳐라"

입력 2024-02-16 16:55  

베네수엘라, 유엔 인권사무소 폐쇄…"식민주의적 태도 고쳐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유감 표명…"우리 원칙은 인권 증진"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베네수엘라 정부가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지부에 대해 폐쇄 명령을 내렸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반 길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OHCHR 직원들에게 72시간 이내에 자국을 떠나라고 고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OHCHR가 암살과 쿠데타, 음모에 연루된 사람들에 대한 면책을 주장하며 자국 내에서 "부적절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식민주의적이고 모욕적이고 침범적인 태도"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당국은 지난 9일 카라카스 인근의 한 공항에서 베네수엘라의 인권 변호사이자 안보 전문가인 로시오 산 미겔(57)을 체포했다.
정확한 체포 이유는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베네수엘라의 한 고위 검찰 간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미겔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암살 계획에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미겔의 딸과 전 남편, 형제 등 가족도 체포됐다가 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OHCHR는 13일 성명을 통해 미겔 체포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그를 조속히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있는 OHCHR는 세계 각국의 인권 상황을 모니터하고 정부에 의견을 제시하는 기관이다.
OHCHR는 2019년 9월 카라카스에 지부를 설치해 운영해왔다.
라비나 샴다사니 OHCHR 대변인은 베네수엘라 정부의 발표에 대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다만 "우리의 기본 원칙은 베네수엘라 국민의 인권을 증진하고 보호하는 것"이라면서 "정부 등과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2013년부터 집권 중인 마두로 대통령은 2018년 대선 이후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미국은 이 대선을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2019년 베네수엘라의 주 수입원인 석유·가스의 수출을 봉쇄하는 등 제재를 가했다.
그 뒤 지난해 10월 베네수엘라 여야가 '경쟁 대선' 로드맵에 합의하자 일부 제재를 완화했지만 지난달 마두로 대통령이 유력 야권 대선 후보의 출마를 금지하자 석유·가스 부문의 제재를 복원했다.
NYT는 "이번 OHCHR 폐쇄 결정은 마두로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데 관심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며 "많은 민주 국가들이 이 결정으로 화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hrs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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