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온난화에 어류 작아지는 이유…아가미 크기 감소 때문 아냐"

입력 2024-02-22 05:00  

[사이테크+] "온난화에 어류 작아지는 이유…아가미 크기 감소 때문 아냐"
美 연구팀 "기존 이론 오류 확인…미래 어업 생산량 예측 모델 재고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물 온도가 올라가면 어류는 크기가 작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물이 따뜻해지면 아가미 표면적이 줄어 산소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한다는 '아가미 산소 제한'(GOL) 이론이 유력한 설명으로 여겨져 왔으나 이 이론이 맞지 않는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애머스트 매사추세츠대 리사 코모로스키 교수팀은 22일 실험 생물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에서 민물송어를 수온이 다른 수조에서 기르는 실험 결과 수온이 올라가도 아가미 표면적은 줄지 않았고 물고기 크기와 아가미 표면적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GOL 이론은 기후변화로 인한 미래 어업 생산량 변화 예측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며 이 연구 결과는 GOL 이론을 기반으로 한 이런 예측 모델을 재고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GOL 이론에 따르면 물고기의 성장은 아가미가 물에서 흡수할 수 있는 산소량에 의해 제한된다. 이 이론은 물이 따뜻해지면 체내 생화학적 과정이 빨라져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해지는데, 아가미 표면적 제한으로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물고기가 크게 성장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이는 '온도 크기 규칙'(Temperature Size Rule)으로도 불리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모델과 온난화로 인한 미래 어업 생산량 급감을 예측하는 각종 모델의 기초가 되고 있지만 이 이론이 실험으로 검증된 적은 없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성장 속도가 빠른 냉수성 어종인 민물송어(Salvelinus fontinalis)를 부화 직후 수온 15℃와 20℃ 수조에 나누어 기르면서 수온이 성장과 휴식 대사율(RMR), 최대 대사율(MMR), 아가미 표면적(GSA)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실험 결과 20℃ 수조에서 자란 민물송어는 예상대로 온도 크기 규칙에 따라 15℃ 수조에서 자란 민물송어보다 몸 크기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가미 표면적은 양쪽 수조에서 자란 개체들 사이에 차이가 없었고, 차가운 물에서 자란 민물송어의 아가미도 에너지 수요를 충분히 충족할 수 있는 만큼 산소를 흡수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따뜻한 수조의 민물송어 대사율은 3개월에는 증가했지만 6개월이 지나면서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는 민물송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온 상승에 맞춰 생리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수온에 따라 몸 크기가 변하는 것을 재확인해주지만, 따뜻한 물에서 성장을 제한하는 요소가 GOL 이론에서처럼 아가미 표면적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논문 제1 저자인 조슈아 론트헤어 박사는 "산소는 여전히 어류의 크기를 제한하는 중요한 요소일 수 있지만, 이 결과를 보면 GOL 이론으로는 따뜻한 물에서 어류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물고기 크기와 온도 관계를 결정하는 메커니즘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산소 사용량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 연구 결과는 미래 어업과 생태계에 대한 기후 영향 예측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출처 :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Lisa M. Komoroske et al., 'Smaller body size under warming is not due to gill-oxygen limitation in a cold-water salmonid', http://dx.doi.org/10.1242/jeb.246477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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