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가 불러온 봄바람…'크립토 윈터' 끝났나

입력 2024-02-25 07:01  

비트코인 현물 ETF가 불러온 봄바람…'크립토 윈터' 끝났나
비트코인 올해 들어 20% 상승…이더리움 22개월 최고 수준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송은경 기자 = '크립토 윈터'라고 부를 만큼 긴 침체기에 빠졌던 가상자산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20% 상승했으며, '다음 타자'로 거론되는 이더리움 역시 1년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 '현물 ETF' 자금 유입에 비트코인 급등…제도권 진입 의의
25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한국시간 기준 지난 23일 오후 2시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BTC)은 1BTC당 5만1천달러선에서 거래됐다. 올해 들어 약 20% 상승한 수준이다.
수급이 중요한 비트코인의 가격을 끌어올린 건 현물 ETF 승인을 계기로 유입된 막대한 자금이었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에 따르면 주요 기관들의 비트코인 보유 물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전 세계 기업·펀드·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 물량의 합은 약 233만개로, 올해 초 170만개보다 약 60만개 늘었다.
주요 기관 중에는 펀드의 보유 물량이 85만개로 가장 많았는데, 특히 블랙록·피델리티 등 현물 ETF 승인 이후 새로 진입한 펀드의 유입량이 증가했다.
현물 ETF의 경우 운용사가 비트코인을 직접 매수해 보유해야 한다.
NH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승인한 뒤 이달 20일까지 10개 ETF에는 50억2천만여달러가 순유입됐다.

비트코인 가격이 현물 ETF 승인 직후 계속 강세를 나타냈던 것은 아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이 오래전부터 비트코인 가격에 선반영된 데다, 가상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신탁에서 차익실현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파산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도 그레이스케일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10억달러어치를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트코인은 지난달 23일 코인베이스에서 1BTC당 3만8천달러선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GBTC발 매도세가 진정되고 다른 ETF를 통해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다시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달 14일에는 1BTC당 5만1천달러를 넘어서며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으며, 이후 1BTC당 5만3천달러선에 바짝 근접했다가 현재 5만1천달러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가상자산의 제도권 진입, 제도권 자금의 유입 경로 확보라는 의미가 있는 사건"이라며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에 큰 호재이자, 타 가상자산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이더리움도 22개월 만에 최고치…'크립토 써머' 열릴까
가상자산 시총 2위인 이더리움(ETH)도 최근 급등세를 나타냈다.
23일 오후 코인베이스에서 1ETH는 2천900달러대에서 거래됐다. 지난 20일에는 3천달러를 넘어서며 2022년 4월 이후 22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르면 5월 이더리움 현물 ETF가 승인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더해 네트워크 효율성을 높이는 '덴쿤' 업데이트를 앞둔 점도 영향을 끼쳤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다음으로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 있는 가상자산으로 이더리움을 꼽는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에 따르면 SEC에 접수된 이더리움 현물 ETF 신청 건은 9건이며, 가장 가까운 최종 승인 기한은 5월 23일이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관계자는 "SEC는 지난해 8월 그레이스케일과의 소송에서 '이미 출시된 비트코인 선물 ETF와 현물 ETF를 왜 차별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못했다"며 "지난해 이더리움도 선물 ETF가 출시된 상황에서 SEC가 승인을 거절하려면 왜 이더리움 현물 ETF만 안되는지에 대한 논리가 필요한데, 예상되는 논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 당시 드러난 SEC의 핵심 요구 사항들을 보완해 이더리움 현물 ETF 신청이 이어졌다"며 "5월 말까지 뚜렷하게 거절할 논리가 드러나지 않는 한 승인 가능성은 다소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정무적 판단이 승인 여부를 가를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김민승 연구위원은 "SEC가 증권성을 관련해 어떤 입장을 보일지 모르겠으나, 5월 승인 여부는 비트코인 현물 ETF와 마찬가지로 절차와 논리보다는 정무적 판단이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업계에서는 '크립토 스프링'을 넘어 '크립토 써머'가 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 관계자는 "어떤 시장이 잘 되려면 매크로 환경, 정부 정책, 기업의 성장이 고루 나타나야 하는데 최근 매크로 환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금리 인하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연합(EU)의 MiCA(Markets in Crypto Assets·암호자산시장법)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도 강화되는 추세"라며 "국가별로 우호적인 디지털자산 육성 정책이 나타나고 기업들의 성장이 뒷받침된다면 '크립토 써머'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도 향후 가상자산시장 성장을 위해 중요한 요소로 ▲ 연준의 금리 인하 ▲ 중국의 경기 부양 ▲ 인공지능(AI) 등 시장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테마나 제품 등을 꼽았다.
가상자산시장의 중심축이 개인에서 기관투자자, 기업들로 옮겨 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현우 크로스앵글 대표는 지난 22일 연합인포맥스와 법무법인 태평양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번 가상자산시장 사이클은 가상자산이 본격적으로 제도권에 편입되고 대중화되는 시기"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대형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포트폴리오 편입으로 가격 상승압력이 기대된다며 "기업의 유보자금 일부를 비트코인에 할당하는 것을 시작으로 기업들의 웹3 시장 진출도 활성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sun@yna.co.kr, nor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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