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차도 맞춤제작시대…고객 취향 따라 만드는 벤츠 마누팍투어

입력 2024-02-25 08:00   수정 2024-02-25 12:06

[르포] 차도 맞춤제작시대…고객 취향 따라 만드는 벤츠 마누팍투어
독일 진델핑겐 '센터 오브 엑설런스'…인테리어 등 고객이 직접 디자인
마이바흐·S클래스·AMG 등 대상…스티치 등은 장인이 직접 수작업

(진델핑겐[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22일(현지시간) 독일 자동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의 본사가 있는 슈투트가르트로부터 20여분간 차를 타고 달리자 벌판 위로 콘크리트 건물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이곳은 1915년 설립된 벤츠의 진델핑겐 공장으로, 진델핑겐 도시 자체가 벤츠 공장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증명하는 공장 내 고목들을 하나둘 지나자 잘 정리된 정원 위로 재활용 콘크리트와 유리로 이뤄진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언뜻 보기에 미술관이나 고급 카페 같은 이곳은 고객에게 맞춤화한 자동차를 만드는 '마누팍투어'(Manufaktur)가 진행되는 벤츠의 '센터 오브 엑설런스'(Center of Excellence)다.
수공예품이라는 뜻을 지닌 마누팍투어는 고객이 직접 자신의 차량을 디자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최근 고급 자동차 브랜드들이 속속 도입하고 있는 비스포크 서비스의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 고객은 차량의 외장 색상은 물론 시트를 만들 가죽의 종류와 그 가죽을 꿰매는 스티치의 모양까지 선택할 수 있다. 아울러 차 안 대시보드를 원하는 나무나 소재로 제작할 수 있고, 가죽에 엠보싱을 넣거나 시트에 원하는 문양을 새길 수 있다.
차는 고객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탁월한(excellent) 상품이라는 벤츠의 철학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마누팍투어의 책임자인 알렉산더 슈미트는 이날 센터를 방문한 전 세계 기자 20여명에게 "2022년 문을 열고 고객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해왔다"며 "하루 5∼6대가 이곳에서 인도되는데, 고객들은 자신들이 직접 디자인한 차량을 인도받으며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1층과 1.5층, 2층으로 지그재그로 나누어진 건물에는 마누팍투어의 대상인 마이바흐와 S클래스, G클래스, EQS 모델들이 곳곳에 전시됐다. 벤츠의 고성능 라인인 AMG와 SL 모델들도 찾을 수 있다.
가장 안쪽에 들어가자 지난해 국내 영화 '길복순'에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던 오프로드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클래스가 평소 보기 힘든 '쨍한' 파란색을 띠고 세워져 있었다.
G클래스 뒷벽에는 차량 외장에 적용할 수 있는 100여개의 색상 샘플이 진열됐다.
G클래스 고객은 이 중 30개의 색상을 고를 수 있다. 샘플에 없는 색상은 고객이 직접 제안할 수 있고, 마이바흐의 경우 지붕과 차체의 색이 다른 투톤 디자인이 가능하다.



G클래스 공간을 나오니 무광 주황색의 S클래스 580 모델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차량은 외장 색상도 주목받았지만, 실내의 회색 가죽 시트와 노란색 스티치가 기자들의 발길을 멈춰세웠다.
차량 옆에는 S클래스 인테리어에 적용될 수 있는 가죽과 실 샘플이 색상별로 전시됐지만 이 시트의 색상과 스티치 디자인은 직접 고객이 제안했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마누팍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고객은 방탄차도 제작할 수 있다.
센터 중간에는 곳곳에 탄흔 흔적이 남은 S클래스 모델의 도어가 진열됐는데, 고객은 총알 등을 맞았을 때 유리창 등이 얼마나 손상되는지를 보며 원하는 소재로 차체를 만들 수 있다.
'차 애호가'로 알려진 벨기에 필리프 국왕과 할리우드 스타인 새뮤얼 잭슨,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센터에 직접 방문해 이러한 방탄차를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이날 센터의 하이라이트는 벤츠의 최고급 라인인 마이바흐의 제작 상담이 이뤄지는 마이바흐 아틀리에였다.
마이바흐 아틀리에는 벤츠 본사가 위치한 독일과 마이바흐의 최대 시장인 중국에만 존재한다. 이에 더해 벤츠는 이보다 위 등급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브랜드센터'를 올해 서울에서 세계 최초로 오픈한다.
벤츠의 4대 시장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마이바흐가 잘 팔리는 한국에 대한 애정을 보여 준다고 현지 관계자들이 귀띔했다.



이날 마이바흐 아틀리에에서는 수공예 장인 2명이 운전대와 머리받이 쿠션의 스티치를 직접 수놓고 있었다.
마누팍투어의 실내 인테리어팀에는 이러한 수작업을 하는 장인 250명이 소속됐는데 이들은 작업에 투입되기 전 3년간의 교육과정을 먼저 수료해야 한다.



이날 시연을 보인 코넬라 노슈카(머리받이 쿠션)와 요아니스 밧짜라스(운전대)는 각각 34년과 28년의 경력을 자랑했는데 이중 코넬라 노슈카는 아버지와 딸까지 3대가 같은 작업을 하고 있다고 벤츠는 전했다.
또 다른 책임자인 알렉산더 두벤다흐는 "우리는 높은 질과 디테일, 열정, 전통 등 4가지를 중시하는데 마누팍투어는 여기에다 선택, 즉 고객의 개성을 추가한다"며 "고객의 바람을 담은 차를 만들고, 이를 통해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영감을 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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