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배터리 양극재 생산 '메카'…포스코퓨처엠 광양공장

입력 2024-02-25 11:00  

[르포] 배터리 양극재 생산 '메카'…포스코퓨처엠 광양공장
연산 9만t 세계 최대 공장…증설로 내년 14만2천500t 능력 갖춰
무인·자동화로 엄격한 품질관리…"2030년 글로벌 100만t 생산체제 구축"




(광양=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여러분이 계신 이곳이 바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입니다."
지난 22일 전남 광양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2공장을 찾은 기자단을 인솔해 공장 시설을 설명하는 김대완 부공장장의 목소리에 자부심이 묻어났다.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은 연간 9만t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갖춘 단일 규모 세계 최대 양극재 생산공장이다.
기자단은 이날 오전 바로 옆 부지에서 진행된 '하이니켈 NCA 양극재 공장(5단계) 착공식'에 참석하고, 2공장 생산시설을 둘러보기 위해 광양을 찾았다.
내년 상반기 준공 예정인 5단계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포스코퓨처엠 광양 공장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연간 14만2천500t으로 늘어나게 된다. 세계 최대 규모 공장이 규모를 더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배터리 기업과 자동차 기업 등의 '탈중국' 노력이 이어지면서 양극재 수요가 급증해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수요가 몰리다 보니 물건을 만든 뒤 판매하는 구조가 아니라, 미리 주문받고 공장을 지어 제품을 공급하는 식이다.
이날 착공한 5공장 역시 생산물량 전량을 삼성SDI에 공급하기로 계약된 상태다. 착공식에는 김익현 삼성SDI 부사장도 참석해 축사했다.
포스코퓨처엠은 현재 광양(9만t)과 경북 포항(3만t), 경북 구미(1만t) 등 국내 3곳에 양극재 생산시설을 가동 중이며, 광양과 포항 공장 등의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중국 항저우(2만5천t)뿐 아니라 캐나다 퀘벡에 제너럴모터스(GM)와 연산 3만t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올해 준공 예정인 퀘벡 공장은 증설 투자도 추진 중이다.
기자단이 방문한 광양 2공장에서는 양극재 생산이 한창이었다.
양극재는 전기차 등의 배터리로 사용되는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로, 배터리 원가의 약 40%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크다.
2공장에서는 NCM(니켈·코발트·망간),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특히 작년 3월부터 높은 에너지 밀도와 안정성을 자랑하는 NCMA 하이니켈 단결정(단입자·single-crystal) 양극재를 국내 최초로 양산하고 있다.
국가 핵심기술 사업장답게 공장 출입을 위해 사전에 신분 확인을 거쳤고, 안전모, 보호안경, 방진 마스크를 착용한 뒤 에어 샤워실을 거쳐서야 입장이 가능했다.
김대완 부공장장은 "고운 가루 형태의 원료를 가동해 만드는 양극재의 특성상 습기에 취약하고 이물질이 들어가면 곤란해 공장의 생산시설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극재 제품은 먼저 원재료가 되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전구체를 투입해 버무려 합성한 뒤 탈수·건조를 거쳐 소성 과정에 들어가는 것으로 제품화 단계에 들어간다.
소성은 전구체에 리튬을 삽입하는 과정으로, 리튬이온이 전구체에 달라붙으면서 양극성(+)이 생겨 중요한 과정으로 여겨진다. 소성 과정은 원재료에 리튬을 섞어 고온으로 오랜 시간 구워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밀폐된 작업 공간에 컨베이어 벨트 형태로 돌아가는 소성로에는 양극재 반제품이 3단·4열로 격자 모양으로 소분돼 사가(sagger·그릇)에 담겨 고온으로 구워지고 있었다.
김 부공장장은 "고온 처리 시 3단·4열 격자 모양으로 중간에 공간을 준 것은 산소와 반응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성의 모든 과정은 수분이 제거된 공기의 힘으로 운영된다고 했다. 공장 곳곳의 소성로에 이어지는 배관에 'dehumidified air'(제습 공기)라는 글씨가 보였고, 사가 교체 역시 사람이 아닌 로봇이 하고 있었다.
2공장은 제습 관리는 물론 외부 비산 이물 유입 방지를 위한 양압 유지, 항온·항습 포장실 운영, 이중·스피드 셔터 적용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양극재 공장은 엄격한 품질 관리가 생명인 만큼 수시로 품질 검사와 관리가 이뤄지고 있었다.
자동화분석실에서는 원료, 반제품, 완제품 등 단계에서 수시로 채취한 샘플을 공정별 기준에 맞는지 정밀 분석하고 있었다.



분석실로 샘플이 오가는 과정은 공기의 압력을 이용한 '스마트 샘플 이송 시스템'(에어 슈팅 시스템)을 이용한다고 했다. 이를 통해 공장 어느 곳이건 1분 내외로 샘플을 보내고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안기현 양극재품질섹션 리더는 "하루 300∼500개의 샘플을 채취해 로봇팔과 전자저울 등을 이용한 정밀 자동 시스템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인화로 인한 인력 감축 효과에 관한 질문에 "분석실에서만 20여명의 인력 감축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중요한 것은 자동화로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라기보다 분석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관리센터에서도 양극재 생산 전 과정을 폐쇄회로(CC)TV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이를 통해 생산·조업 실적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설비 가동, 원료·제품 재고 관리, 안전·보안 등 공장 운영과 관련된 모든 사안을 관제한다.
다만 통합관리센터는 보안을 이유로 볼 수 없었다.
양극재 제품의 원료와 반제품, 완제품 등을 보관하는 창고 역시 자동화 물류 창고로 운영되고 있었다.



광양 2공장의 자동화 물류 창고는 약 1만2천t의 원료와 제품을 저장할 수 있는 규모로, 높이 약 20m의 철제 구조물에 약 1만4천개의 팔레트로 이뤄졌다.
모든 원료·제품은 각자의 일련번호가 매겨져 있고, 관제실에서 이동 명령을 내리면 지정된 팔레트로 원료·제품을 옮기거나 가져와 자동운송로봇(AGV)을 통해 출하장 등으로 옮겨진다. 이곳에서 최종 출하까지 이뤄진다.
기자단이 방문했을 때 마침 출하 명령을 받은 AGV가 녹색 자루에 담긴 완제품을 옮기고 있었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퀘벡 공장 준공과 내년 광양 5단계 공장 증설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양극재 100만t 생산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점유율 10%로,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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