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선 후보 '무관심' 토론회…푸틴 '바빠서' 불참

입력 2024-02-27 22:55  

러 대선 후보 '무관심' 토론회…푸틴 '바빠서' 불참
대리 참석 후보도…"열띤 토론 없고 정부 비판 피해" 혹평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에서 내달 15∼17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 토론회가 열리고 있지만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압도적 지지로 당선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토론회에 참가하지 않는 탓이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바쁜 일정 때문에 대선 후보 토론회에 참가하지 않는다고 미리 밝힌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선거 운동을 하는 대신 현직 대통령으로서 공식 업무 일정을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등 현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후보들은 등록이 거부된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의 당선을 위한 '들러리'로 평가받는 나머지 세 명의 후보만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심지어 26일(현지시간) 국영 '로시야1' 방송에서 1시간 동안 방송된 첫 대선 토론회에는 새로운사람들당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 후보, 러시아연방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 후보 등 2명만 직접 출연했다.
러시아자유민주당(LDPR)의 레오니트 슬루츠키 후보는 같은 정당의 니키타 베레진을 대신 내보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첫 토론회에 대해 "이들은 본격적인 토론을 하지 않았고 토론을 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았다"고 혹평했다.
토론회는 참가자가 세 가지 질문에 대해 4분의 제한 시간 내에 답하는 방식이었다. 정치학자 콘스탄틴 칼라체프는 "이러한 형식으로는 열띤 토론이 벌어질 수 없다"며 "토론이 아니라 후보들의 사전 선거 연설이라고 하는 게 더 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첫 토론회 주제는 '교육'이었다.
다반코프는 자기 할아버지가 노벨 화학상 후보였고 할머니는 교육에 30년을 헌신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교육비를 예산의 현 4%에서 10%로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하리토노프는 "우리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며 옛 소련 시절을 떠올리며 공산당의 사회주의적 가치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공교육을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레진은 개인적인 의견 없이 정당(LDPR)의 교육 정책을 설명하는 데 그쳤다.
코메르산트는 그나마 이런 내용이 토론의 전부였다면서 그 이후에는 후보가 각자 준비한 발언 내용을 발표하느라 토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심지어 '디지털 트렌드'에 관한 질문에는 세 출연자가 거의 만장일치로 한국의 수능과 비슷한 시험인 '통합국가시험'을 개혁하고 교사 급여를 올리고 대학에서 실무 중심 교육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고 이 신문은 꼬집었다.
미국이 지원하는 자유유럽방송 러시아어 서비스는 현 정부가 추진 중인 현 교육 프로젝트를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누구도 푸틴 대통령을 비판하지 않았으며 연관된 질문에 대답하는 것을 피했다고 지적했다.
대선 토론회는 다음 달 7일까지 거의 매일 각종 방송 및 라디오 채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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