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도주의 기구 "가자지구 인구 25% 기아 위기" 경고

입력 2024-02-28 08:51  

유엔 인도주의 기구 "가자지구 인구 25% 기아 위기" 경고
OCHA·WFP, 안보리 출석…"아무것도 안 변하면 가자 북부 기근 임박"
전문가 "이스라엘, 의도적으로 팔 주민 굶주리게 해…전쟁 범죄"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소탕을 목표로 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이 계속되면서 가자지구 인구의 4분의 1이 기근 위기에 처하게 됐다는 유엔 기구의 경고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라메시 라자싱엄 조정국장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출석해 가자지구 인구 최소 56만6천명이 기아에 임박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 북부의 2세 미만 어린이의 6명 중 1명은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팔레스타인의 230만 명 전체 인구가 비참할 정도로 부족한 식량에 의존하고 있다며 특별한 조처가 없다면 광범위한 기근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칼 스카우 세계식량계획(WFP) 부국장도 안보리에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면 가자지구 북부에 기근이 임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WFP는 기아로 인한 일일 사망자가 인구 1만 명 중 2명꼴로 나타나고 어린이 3명 중 1명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일 때 공식 기근으로 정의한다.
유엔 활동가들은 이같은 기근 위기에도 구호품이 가자지구로 제대로 전달될 수 없는 환경이라고 꼬집었다.
라자싱엄 국장은 구호 호송대의 국경 횡단이 가로막히고 통신이 제한되며 번거로운 조사와 손상된 도로, 불발탄으로 인해 활동가들이 불안과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카우 부국장도 휴전 합의가 이뤄지면 구호 활동을 신속히 확대할 준비가 돼 있지만, 그때까지는 부족한 식량과 열악한 환경으로 기근의 위험이 가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우리치오 마르티나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부국장은 가자지구 지하수의 약 97%가 식수용으로 부적합하다고 평가되고 농업 부문 역시 붕괴하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활동가들은 이스라엘군이 의도적으로 가자지구 식량 반입을 막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마이클 파크리 유엔 식품 권리에 대한 특별 보호관은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의 기근 위기는 팔레스타인인들을 고통에 빠뜨리려는 이스라엘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도적으로 사람들의 식량을 빼앗는 것은 분명히 전쟁범죄"라며 "내 생각에는 이것은 제노사이드(genocide·소수집단 말살)이다. 이스라엘 국가 전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어린이들의 영양실조가 심각하다며 "폭격으로 직접 사람을 죽이는 것은 잔인하지만 기아로 어린이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은 비열한 고문"이라고 지적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옌스 라에르케 대변인은 구호품 호송대가 공격받고 인도주의 활동가들은 커다란 위협에 노출돼 있다며 가자지구 이스라엘군이 식량을 체계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 북부에는 구호품을 전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졌고 남부 상황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로 들어가려는 모든 구호품 호송대를 차단하고 있다.
호송대의 물품 반입이 허용된 것은 지난달 23일이 마지막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대표부 차석대사는 안보리에서 "이스라엘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이스라엘 측에 인도주의 물품 반입을 위해 국경을 더 많이 개방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hrs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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