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450광년 밖 별 주위서 수증기 다량 포착…지구 바닷물의 3배"

입력 2024-03-01 06:00  

[사이테크+] "450광년 밖 별 주위서 수증기 다량 포착…지구 바닷물의 3배"
국제연구팀 "45억년 전 태양계 원시행성 형성 과정 물 역할 규명할 단서"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지구에서 450광년 떨어진 황소자리의 한 젊은 별 주위에 있는 원시행성 형성 원반에서 지구 바닷물보다 3배 이상 많은 물이 포함된 수증기 구름이 포착됐다.



이탈리아 밀라노대 스테파노 파치니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1일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서 450광년 밖의 젊은 별 HL 타우리 주위 원시행성 형성 원반에 지구 바닷물의 3배가 넘는 수증기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물은 지구 생명체의 핵심 구성 요소이며 원시행성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별 주변에 행성이 형성되는 데 가장 유리한 안정적이고 차가운 조건을 갖춘 원반에서 물이 어떻게 분포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지구를 둘러싼 대기에는 수증기가 풍부해 우주에서 오는 신호를 방해하기 때문에 지상 망원경으로 먼 우주의 물을 관측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칠레 아타카마에 있는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 ALMA로 HL 타우리를 관측, 행성이 만들어지고 있는 별 주변 원반에서 수증기를 포착하고 그 양까지 측정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유럽 남방천문대(ESO)와 미국 국립전파천문대(NRAO) 등이 함께 운영하는 ALMA는 지구 대기의 관측 방해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발 약 5천m 높이의 건조한 사망에 건설돼 있어 탁월한 관측 조건을 제공한다.



공동 연구자인 스웨덴 찰머스공대 보우터 블레밍스 교수는 "ALMA는 현재 원시행성이 형성되는 별 주위 원반에 포함된 물을 공간적으로 구분해낼 수 있는 유일한 시설"이라고 말했다.
관측 결과 태양과 비슷한 젊은 별인 HL 타우리 주위의 원시행성이 만들어지고 있는 원반 중 별과 가까운 영역의 고리들 속에 지구 바닷물을 모두 합친 것보다 최소 3배 많은 물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공동 연구자인 이탈리아 볼로냐대 레오나르도 테스티 교수는 "450광년 떨어진 곳의 수증기를 감지할 뿐만 아니라 상세 이미지를 포착하고 공간적으로 분해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파치니 박사는 ALMA의 HL 타우리 사진은 현재 행성이 형성될 수 있는 공간을 포함해 별에서 다양한 거리에 상당량의 수증기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수증기가 이곳에서 형성되는 행성의 화학성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젊은 별 주변의 원반을 구성하는 먼지 알갱이 등은 원시행성 형성의 씨앗으로, 서로 충돌해 뭉쳐지면서 점점 큰 천체를 만든다. 천문학자들은 이런 곳에 있는 물이 먼지 등이 더 효율적으로 달라붙게 해 행성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치니 박사는 "행성이 형성되는 지역에서 수증기 바다를 포착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이 연구 결과는 45억년 전 우리 태양계에서처럼 물의 존재가 행성계 발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 출처 : Nature Astronomy, , 'Resolved ALMA observations of water in the inner astronomical units of the HL Tau disk', https://doi.org/10.1038/s41550-024-02207-w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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