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리, 가자전쟁 관련 극단주의 긴급 경고…"민주주의가 타깃"

입력 2024-03-02 05:21  

英 총리, 가자전쟁 관련 극단주의 긴급 경고…"민주주의가 타깃"
금요일 저녁 기자회견…보궐선거서 팔레스타인 지지 후보 당선
"극단주의 세력이 우리 분열시켜…관련 범죄 충격적 증가"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리시 수낵 총리가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극단주의 세력이 나라를 분열시키고 민주주의를 공격하려 한다고 경고했다.
수낵 총리는 1일(현지시간) 오후 다우닝가 10번지 총리실 밖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민주주의가 극단주의자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극단주의 관련 범죄가 충격적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이슬람 여성들도, 교복을 입은 유대인 어린이들도 위협을 느끼고 의원들은 집에서도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전날 잉글랜드 북부 맨체스터 인근 로치데일 지역 보궐선거 결과를 거론하며 "경종을 울리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우리의 가치에 적대적인 소규모 집단이 지역을 가로챘다"고 비판했다.
당선자인 조지 갤러웨이(69)를 두고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습한 지난해 10월 7일 사건의 공포를 무시하고, 헤즈볼라를 미화하고 극우정당의 전 대표이자 인종차별주의자인 닉 그리핀의 지지를 받는 후보라고 비난했다.
노동당 의원 사망으로 치러진 로치데일 보궐선거에선 가자전쟁이 주 이슈였다. 이 지역은 무슬림 유권자 비율이 30%에 달한다.
노동당 후보가 하마스의 지난해 10월 공격에 이스라엘이 공모했다고 주장하는 녹취가 나오자 노동당이 막판에 지지를 철회하면서 더욱 이목이 쏠렸다.


대신 조지 갤러웨이 후보가 근로자당(Workers Party of Britain)으로 출마해 팔레스타인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공약을 내세워서 압승했다.
BBC와 가디언지 등에 따르면 갤러웨이 당선자는 수많은 논란을 몰고 다닌 인물로 40년간 3개 정당에서 7번째 의원으로 선출되는 기록을 세웠다. 의회 복귀는 9년 만이다.
수낵 총리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다민족, 다종교 민주주의를 건설한 우리의 위대한 업적이 고의로 훼손되고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영국 첫 비(非)백인 총리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극우파들은 같은 극단주의 동전의 양면과 같으며, 서로 대담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자유롭게 행진할 수 있지만 폭력적인 지하드(이슬람 성전)를 요구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시위 진압을 위한 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갤러웨이는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총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가자 전쟁은 영국 내부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정부는 최근 선출직 의원들의 안전 강화를 위해 3천100만파운드(523억원)를 추가 배정했다.
지난주엔 린지 호일 하원 의장이 가자 전쟁 휴전 결의안을 처리하면서 의원들이 위협을 받는 상황을 고려한다며 의사 진행방식 관례를 깼다가 사임 압박을 받기도 했다.
당시 하원엔 정식 초청을 받아 들어온 일반 관람객이 수천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통합을 옹호하는 것은 옳다"며 총리를 지지했다.
에드 데이비 자유 민주당 대표는 보수당이야말로 지난 수년간 분열의 씨앗을 뿌렸다고 비판했다.
영국 총리가 총리실 밖에 연단을 세우고 기자회견을 하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에 일각에선 이날 수낵 총리가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 개최를 선언하는 것이냐는 관측이 돌기도 했다.
게다가 금요일 늦은 오후 기자회견을 1시간 전에 공지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술렁였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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