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역사 아르헨 공영 뉴스통신사 보도중단…정부, 민영화 강행

입력 2024-03-05 01:40   수정 2024-03-05 17:26

78년 역사 아르헨 공영 뉴스통신사 보도중단…정부, 민영화 강행
직원 출입 봉쇄되고 휴가 통지…홈페이지에선 기사검색도 안돼
직원들 "밀레이 정부의 불법행위"반발…아르헨 기자들도 정부 규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중남미 주요 뉴스통신사로 꼽히는, 78년 역사의 아르헨티나의 텔람(Telam) 통신이 예고 없이 보도 업무를 전격 중단했다.
4일(현지시간) 텔람 통신 직원들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계정 '우리는 텔람입니다'(Somos Telam)와 현지 일간지 라나시온 등에 따르면 이날 0시께부터 아르헨티나 경찰들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텔람 통신 본사 입구에 울타리를 치고 건물 통제에 들어갔다.
주말 심야 당직 근무 중이던 직원들은 느닷없이 건물 밖으로 내쫓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신사 전체 직원들에게는 최소 일주일간 업무를 중단하고 휴가를 가라는 취지의 공지가 통보됐다고 라나시온은 전했다.
텔람 통신 온라인 홈페이지에는 '수리 중'이라는 취지의 메시지만 보이고, 모든 기사 검색은 막혀 있다.
한밤중 아무런 예고 없이 이뤄진 이번 조처는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텔람 통신은 1945년 설립된 공기업이다.



앞서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0일 각종 규제를 철폐하는 내용의 이른바 '메가 대통령령'을 발표하면서, 각종 공기업을 없애고 민간 회사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1일 의회 연설에서도 텔람통신을 '좌파 성향 페론주의 정당의 홍보 수단'이라며 폐쇄 방침을 재확인했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텔람 통신의 간판을 완전히 내린 것인지, 일시 폐쇄 후 다시 문을 열게 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800여명의 이 회사 직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 직원은 라나시온 인터뷰에서 "밀레이 대통령의 의회 연설 이후 일부 직원들은 동요했지만, 이렇게 금방 실천에 옮길 거라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못했다"며 "법에 따라 설립된 회사를 아무런 근거 없이 문을 닫게 하는 이런 행위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외신기자협회(ACERA)도 성명을 내고 "상업 언론들의 관심사에서 벗어나 있는 중요한 뉴스 공급을 위해서는 정부 기관이 아닌 공공 목적의 통신사가 있어야 한다"며 "가장 고립된 지역에까지 정보의 흐름을 강화하고, 자원이 부족한 언론사들을 다양한 형식으로 지원하는 통신사의 역할은 필수 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아르헨티나 기자협회와 대통령실 출입 기자단 등도 별도로 정부의 이번 조처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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