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안팎 성장' 달성 자신하지만 中경제 첩첩산중…"야심적 목표"

입력 2024-03-05 11:41  

'5%안팎 성장' 달성 자신하지만 中경제 첩첩산중…"야심적 목표"
코로나 기저효과 소멸에 부동산 위기·디플레·지방정부 부채 '악재'…3중전회 연기도 우려
IMF 등 중국 밖에선 '4.6% 성장' 예상…골드만삭스는 "중국에 투자 말라" 경고 메시지까지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이 5일 예상대로 '5% 안팎'이라는 올해 경제 성장 목표치를 제시했지만,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목표 달성은 지난해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중국 밖 전문 기관들이 실제로는 중국이 4% 중반대 성장을 거둘 것으로 보는 가운데 월가에서는 "중국에 투자해선 안된다'는 극단적인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발표한 정부 공작보고(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와 같은 5% 안팎으로 제시했다.
리 총리는 "유리한 조건이 불리한 요소보다 강하다"며 "경제 호전의 기본적 추세에는 변화가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를 위해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를 국내총생산(GDP)의 3.0%로 설정, 4조600억 위안(약 750조6천억원)의 적자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이는 작년 목표치인 3.0%와 같고 실제 재정 적자율 3.8%에 비해서는 낮아진 수치이지만, 규모는 1천800억위안 늘어났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이 이코노미스트 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전망치 중간값은 3.28%였다.
또 중국은 올해부터 몇 년간에 걸쳐 초장기 특별 국채 발행을 시작하기로 했는데, 올해 목표 발행량은 1억위안이다.
지방채 발행량 목표는 3조9천억위안으로 작년보다 1천억위안 늘어났다.
중국은 올해 적극적 재정정책과 신중한 통화정책을 편다는 계획이다.
무역 활성화를 위해선 첨단기술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고 모든 자유무역협정을 이용한 새로운 대외 무역 채널을 개설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취업은 1천200만명 이상을 목표로 삼았고, 도시 실업률 목표는 작년과 같은 5.5%로 유지됐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목표치는 3% 안팎이다.
중국 정부가 이날 올 한해 자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여러 '방책'을 제시했지만, 중국이 올해 성장률을 비롯한 경제 목표를 맞추기는 녹록지 않다는 게 외부의 대체적인 시각으로 보인다.
우선 작년에는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2022년의 기저효과 덕분에 연초 제시한 5.2% 성장을 이뤄낸 측면이 크지만, 이제 이 효과는 사라지고 있다.
중국 경제는 또 신용 중심, 국가 주도 투자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부동산 위기와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증시 폭락 사태, 지방정부 부채 등 문제로 신음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친시장 및 가계 소비 확대 정책으로 돌아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같은 급격한 정책 전환은 전인대가 아닌 수개월째 미뤄지고 있는 제20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 전회)를 통해 이뤄진다.
현 상황에서는 예년과 비교해 해를 넘긴 3중 전회가 올해 늦게서야 열릴 것으로 보여 대대적인 경제 기조 전환을 바라는 국내외 투자자들 우려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발표된 중국의 성장 목표를 두고 애널리스트들이 '야심적'(ambitious)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은행의 모시옹심 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중국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이 4.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고, 블룸버그의 이코노미스트 대상 조사에서도 전망치 중간값은 IMF와 같았다.
글로벌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국에 투자하지 말라"며 4일 개막한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재를 뿌리기도 했다.
샤르민 모사바르-라흐마니 골드만삭스 자산관리사업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기존 성장의 3대 축인 부동산과 인프라, 수출이 모두 약화하면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중국 자산이 최근 폭락으로 싸 보이더라도 돈을 넣지 말라고 충고했다.
모사바르-라흐마니 CIO는 중국의 정책 결정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하고 경제 데이터가 부실하다는 점도 이유로 꼽았다.
anfou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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