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지속에 아르헨장관 "1+1행사 말고 실가격으로 판매하라"

입력 2024-03-12 07:20  

고물가 지속에 아르헨장관 "1+1행사 말고 실가격으로 판매하라"
"1+1 할인행사로 물가하락 추세, 물가지수에 반영안돼" 불만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1+1이나 두 번째 상품 70% 할인 등과 같은 상업 할인 행사 대신 내린 가격으로 판매해달라"
아르헨티나의 루이스 카푸토 경제장관이 지난주 대중소비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 총수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현지 매체 암비토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월 첫 주 물가상승률이 정부 예상치보다 높아지자 물가를 책임지고 있는 경제장관이 협조를 당부한 것이다.
카푸토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일반적으로 가격 상승 둔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1+1이나 두 번째 상품 구매 시 70% 혹은 80% 할인 등의 할인행사로 인해 물가상승률 둔화세가 물가지수에 잡히지 않는다"면서 "이런 행사가 아니라면 가격 상승폭 하락이 지수에 반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작년 12월 취임하자마자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억제하던 '공정한 가격'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가격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맡긴다고 하면서 동시에 자국 화폐를 50% 이상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이에 따라 억제됐던 가격이 환율 폭등과 함께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모든 가격이 천정부지로 급등했다.
작년 12월 월간 물가상승률은 25.5%, 올해 1월은 20.6%를 기록했다. 지난 2월 공식 수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15%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언론보도에 따르면 2월 기준 연간 물가상승률은 254.6%로 세계 최고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와 전문가들은 그동안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감소해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면 그 여파로 물가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하지만 이처럼 소비 급락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률은 정부 예상치를 넘어서자 정부가 '1+1 할인행사' 등을 물가 고공행진의 '주범'으로 지목한 것이다.
카푸토 장관은 이날 예정된 대형마트 최고경영자들과의 만남에서도 이에 대해 다시 한번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밀레이 대통령도 LN+ 방송 오전 생방송 인터뷰에서 1+1할인 행사가 아닌 실제 가격이 물가지수에 반영되었더라면 월간 물가상승률은 이미 한 자릿수가 되었을 것이라고 현지 매체 인포바에가 보도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INDEC)은 1+1할인 상품도 물가지수 시장조사 시 여러 조건이 충족되면 물가지수에 반영이 된다고 정부와 다소 상반된 답변을 내놓았다.
전문가와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가브리엘 카아마뇨 경제학자는 "1+1행사는 늘 존재했고 물가지수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으며, 카푸토 장관이 지난 달 2월 월간 상승률이 10% 근처일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사실은 15%에 가까워 해명할 이유를 찾고 있는 것 같다"고 인포바에에 말했다.
다어어트 식품을 판매하는 마르틴(26)은 "유통기간이 가까워지면 1+1 혹은 두번째 상품은 70% 할인 등을 제시하여 재고를 소진하는 건 업계 관행인데 갑자기 물가 상승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모니카(55)씨도 "밀레이 대통령 취임 전 10월 월간 물가상승률은 8%, 11월은 12.5%로 기억하는데 물가를 내리기는커녕 수십년 전부터 존재하던 1+1 할인행사에까지 물가 상승 책임을 전가한다"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반면에 대학생 미카(21)씨는 "밀레이 대통령 말이 옳다. 일부러 상품 가격을 확 올린 다음에 2개 사면 2번째 상품을 70% 할인해 준다든지 1+1로 제시하는 상점들도 있다"며 정부 설명에 동의를 표했다.
불경기로 인한 큰 폭의 소비 하락에도 불구하고 3월에도 수도세(209%), 가스세(최대 500%), 전기세(최대 400%) 등 각종 인상이 줄줄이 예정되어 있어 급격한 물가하락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현지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sunniek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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