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인재들도 전장으로…이스라엘 경제 '기관차' 멈추나

입력 2024-03-12 16:29  

스타트업 인재들도 전장으로…이스라엘 경제 '기관차' 멈추나
기술 분야 종사자 수만 명 참전…불안한 정세로 투자도 위축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이스라엘의 성공한 벤처 사업가 이타마르 벤 헤모(49)는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급습으로 전쟁이 시작되자 주저 없이 참전했다.
총알이 날아다니는 전장에서도 그는 틈틈이 랩톱(휴대용 컴퓨터)을 열고 투자자들에게 메일을 보내며 업무를 봤다.
그러던 중 지난 1월 8일 가자지구에서 부상병 구출 작전을 수행하다 하마스의 매복 공격으로 총상을 입었다.
다행히 생명은 건졌지만, 그가 일군 회사는 선장이 없는 불안한 경영 체제를 이어가야 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의 기술 분야 종사자 수만 명이 참전하면서 국가 경제의 가장 중요한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기술 스타트업들은 지난 20년간 크게 성장하면서 국가 경제에 기여했다. 이 분야 호황으로 경제 생산량은 3배 증가했다.
하지만 기술 분야 인재들이 전장에서 죽거나 다치고, 일터를 떠나 장기간 전선에 머물면서 관련 사업들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여기에 전쟁으로 인한 정세 불안으로 투자도 극히 위축된 상태다.
가자지구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동시에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전쟁 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섣불리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이스라엘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스타트업 중 절반은 6개월 안에 자금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다수의 스타트업은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갖고 있었다.
문제는 이들 스타트업이 전쟁 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온 불황에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정부가 밀어붙인 '사법 정비' 등으로 국내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면서 이미 투자 유치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전쟁이 터지면서 자금줄은 더 마르게 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이스라엘 벤처 투자자들은 '철의 국가'(Iron Nation)라고 명명한 긴급 자금을 조성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신생 기업들에 대한 구제 방안을 강구하기도 했다.
WSJ은 대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직원을 해외에 두고 미국·유럽에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전쟁의 난관을 헤쳐왔지만, 스타트업은 사정이 다르다며 "기술 스타트업들이 실패하면 이스라엘은 차세대 대기업을 잃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hrs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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