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TV 점유율 대등?" "소비전력 높다?"…삼성·LG '신경전'

입력 2024-03-17 06:33  

"OLED TV 점유율 대등?" "소비전력 높다?"…삼성·LG '신경전'
삼성·LG전자, TV 신제품·세탁건조기 놓고 자존심 싸움 '팽팽'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최근 2024년 TV 신제품과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나란히 선보이며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자 치열한 장외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자사의 제품 경쟁력을 강조하기 위해 타사 제품을 에둘러 깎아내리거나 타사의 홍보 문구에 대해 "잘못된 정보로 호도하고 있다"며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 삼성 "국내서 OLED 77인치 점유율 대등"…'올레드 명가' LG 발끈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점유율을 놓고 장외 공방을 벌이고 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지난 13일 열린 TV 신제품 론칭 기념행사 '언박스 & 디스커버 2024'에서 "77인치 이상 초대형(OLED)에서는 이미 경쟁사(LG전자) 점유율을 넘어섰다"고 발언한 것이 발단이 됐다.
용 사장의 발언 직후 김철기 부사장은 "(용 사장이) 방금 말한 OLED 77인치는 한국 기준으로 경쟁사와 대등 이상 수준으로 한 것이고 글로벌은 아직 소폭 차이가 있다"며 "올해는 라인업이 확대되는 만큼 좀 더 OLED TV 점유율 차이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 소식을 접한 '올레드 명가' LG전자가 발끈하고 나섰다.
LG전자는 "삼성전자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며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의 자료를 근거로 내세웠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에서 77형 이상 OLED TV의 경우 출하량 기준으로 LG전자가 75.1%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5.1%로 2위다.
매출 기준으로도 LG전자의 점유율은 74.6%로, 삼성전자(15.9%)를 크게 앞서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TV 시장은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 등으로 사실상 한국 시장과 비슷하다"며 "삼성전자가 어떤 수치를 근거로 이 같은 주장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글로벌 시장에서 LG전자의 OLED TV 판매량이 더 높은 것은 맞다"며 "다만 국내 시장의 고가 초대형 라인업에서는 삼성전자의 판매량이 더 많다는 것이 확인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양쪽 모두 국내 시장에서의 77형 이상 OLED TV 판매량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지는 못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시장조사기관 GfK의 자료를 토대로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LG전자는 GfK의 데이터 신뢰성 자체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앞서 작년 5월 삼성전자가 GfK 수치를 인용해 1분기 국내 에어컨 시장점유율 1위(48.6%)를 차지했다고 발표했으나, LG전자는 "GfK에 공식적으로 제품 판매량을 공개한 적이 없다"며 "LG전자 제품을 가장 많이 판매하는 LG베스트샵 판매량이 정확히 반영되지 않아 실제 국내 시장 점유율과는 차이가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 세탁건조기 소비전력·건조 방식 '공방'…세제함 위치·가격도 신경전
양사가 야심 차게 선보인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두고도 신경전이 첨예하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은 건조 시 소비 전력이다.
LG전자는 지난 13일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 출시 보도자료에서 "국내에 판매 중인 동종 세탁건조기의 건조 소비전력이 1천와트(W)를 훌쩍 넘는 것과 달리 트롬 워시콤보의 건조 소비전력은 570W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업체와 제품명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콤보'를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비스포크 AI 콤보의 건조 소비전력은 1천700W이다.
이번에는 삼성전자가 반박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가동 시 순간적으로 동작하는 최대치를 표기해 놓은 것으로 제품을 사용하는 내내 그만큼의 소비전력을 사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양사 동급 건조기의 1회 사용 시 소비전력량을 비교해보면 삼성전자 제품의 소비전력량이 더 낮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한국에너지공단 효율관리제도 홈페이지에 공개된 효율관리기자재 신고확인서를 근거로 제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표준건조용량 20㎏인 LG전자 건조기의 1㎏당 소비전력량은 150.4Wh/kg이고, 1회 건조 시 소비전력량은 2천14.4Wh다. 반면 동일한 용량의 삼성 건조기의 경우 1㎏당 소비전력량은 147.4Wh/kg, 1회 건조 시 소비전력량은 1천990.4Wh다.



건조 방식에 대해 LG전자는 "'가전은 역시 LG'라는 명성에 걸맞게 국내 세탁건조기 중 유일하게 과거 방식인 히터를 전혀 쓰지 않고 100% 히트펌프 기술만으로 옷감 손상은 줄이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조를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가 기존의 히터와 히트펌프 기술을 결합한 일종의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한 점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히트펌프는 기온이 낮아지면 성능 저하가 있을 수 있어 히터를 통해 히트펌프의 온도를 올려 성능 저하를 방지하는 것"이라며 "히터를 쓰지 않을 경우, 특히 낮은 온도에서는 건조 시간이 길어지고 건조 성능도 크게 떨어져 에너지 소비도 커진다"고 반박했다.
양사 모두 3㎏ 세탁물을 99분 만에 세탁에서 건조까지 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를 두고도 견제와 비방이 오갔다.
LG전자 관계자는 "세탁물 '건조'에 대한 기준이 회사마다 다른데 삼성전자는 더 느슨한 것으로 안다"며 "같은 99분이어도 건조 결과가 다를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삼성전자 관계자는 "LG전자가 북미에서 출시한 워시콤보는 2시간 만에 건조된다고 했는데 2시간 후에도 물이 떨어진다는 소비자 의견도 많은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LG전자는 자사 제품을 홍보하며 "'자동 세제함'이 상단에 있어 허리를 굽히지 않고 편하게 세제나 섬유유연제를 투입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삼성전자의 세제 자동 투입 장치가 하단에 있어 허리를 굽히고 세제를 투입해야 하는 불편함을 에둘러 꼬집은 셈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AI 세제 자동 투입' 기능이 있어 세제와 유연제를 가득 채우면 주 3회 사용 기준으로 6주간(총 18회) 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가격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세탁건조기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는 소비자들의 초기 반응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출고가 기준으로 삼성 비스포크 AI 콤보는 399만9천원, LG 트롬 워시콤보는 449만원이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다른 가전 제품도 LG전자의 제품과 (타사 제품 사이에) 그 정도의 가격 차이는 있다"며 "가격이 약간 높은 것 외에는 LG전자 제품을 사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LG전자의 경우 북미보다 국내 가격이 더 비싸게 책정됐다"며 "사실상 같은 제품인데 가격을 높게 책정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북미에서 출시된 LG전자 워시콤보의 가격은 2천999달러(약 399만원)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북미 시장에 비스포크 AI 콤보를 출시할 예정이다. 가격은 3천200달러(약 426만원)가량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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