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그자리 안흔든다" 달래도…네타냐후 "라파 공격" 고수

입력 2024-03-20 12:03  

바이든 "그자리 안흔든다" 달래도…네타냐후 "라파 공격" 고수
가자전쟁 불협화음 속 한달만에 통화…美일각 '총리 교체론' 놓고 공방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그간 대립각을 세워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입지를 흔들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단은 누그러진 입장을 내비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정계 일각에서 제기된 네타냐후 교체론에 동조했다가 네타냐후 총리의 불만 토로에 이같이 분위기 수습을 시도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19일(현지시간) 관련 사정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지난 18일 바이든 대통령의 전화를 받은 네타냐후 총리가 미 정계의 이스라엘 총리 교체론에 불만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달 14일 조기 총선으로 네타냐후 내각을 해산하고 이스라엘에 새로운 리더십이 들어서야 한다는 취지의 연설을 했다.
이어 이튿날에는 바이든 대통령도 "그는 좋은 연설을 했다. 많은 미국인이 공유하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생각한다"며 슈머 원내대표에게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직접 거론하며 항의했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약 한달 만에 이뤄진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에서 미국이 이스라엘 정치에 간섭하려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의 기반을 약화하려 시도하고 있지 않으며 이스라엘 내정에 개입할 의향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지원하면서도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입장에는 제동을 걸어왔다.



이달 초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인 야권 지도자 베니 간츠 전 국방부 장관이 워싱턴DC를 방문한 것이나, 최근 공개된 미 정보기관 보고서에 네타냐후 정권의 정치적 미래가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도 같은 선상에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가뜩이나 네타냐후 총리는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막지 못해 약 1천200명의 자국민과 외국인이 숨지고 250여명이 납치되는 참사가 벌어진 이후 하야 압박을 받아왔다.
최근 공개된 이스라엘 3대 방송사 여론조사에서 이스라엘 국민 대다수는 전쟁이 끝나는 대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응답했고, 이 경우 네타냐후 총리는 간츠 전 장관에게 패해 권좌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그런 까닭에 네타냐후 총리 측은 조기 총선 등을 거론하는 미국 정계의 움직임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왔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이스라엘은 바나나 공화국이 아니다"라면서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바나나 공화국은 한정된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며 정치적으로 불안정해 국제자본이나 강대국에 휘둘리는 국가들을 일컫는 용어다.
하지만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일 브리핑에서 "사실 우리는 그들이 우리 정치에 대해 말하는 만큼 많은 걸 하지는 않고 있다"며 네타냐후 총리가 최근 수년간 여러 차례 미국 국내정치에 개입하려 든다는 비판을 받아온 점을 꼬집는 모습을 보였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 이튿날인 19일 크네세트(의회) 외교 국방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하마스 소탕을 위해선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의 지상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의 라파 진입 필요성에 대해 미국과 의견충돌이 있었다면서도 "나는 바이든 대통령과 대화에서 가장 명확한 방식으로 라파에서 하마스 부대를 제거하겠다는 결심을 전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국제사회의 구호물품이 유입되는 통로이자 140만명에 이르는 팔레스타인 피란민이 몰려 있는 라파에 대규모 공세를 가할 경우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을 말려 왔다.
미 국무부의 베단트 파텔 수석부대변인은 네타냐후 총리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우리는 전혀 다른 입장에 있고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을 뿐"이라면서 "(미 정부는 라파에 대한 대규모 지상전 없이) 하마스의 핵심 요소를 겨냥할 대안적 접근법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정부는 내주로 예정된 이스라엘 대표단의 워싱턴DC 방문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라파에 숨어 있는 하마스 잔존세력을 무력화할 '대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익명의 미 정부 당국자들은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 석방 협상이 무산되고 이스라엘이 라파 침공을 강행한다면 미-이스라엘 관계가 한계점에 이를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이런 결정이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미 정부 내에서는 공세를 미루고 가자 북부 등지의 인도적 상황을 개선함으로써 라파에 밀집해 있는 팔레스타인 피란민들이 자연히 흩어지도록 유도하거나, 이집트와 가자지구 경계선상에 있는 하마스의 지하 터널들을 파괴해 무기 밀수를 차단하는데 주력하는 등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대표단에 자신의 측근인 론 더머 전략 담당 장관과 차히 하네그비 국가안보보좌관을 참여시킬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도 내주 미 국방부에서 로이스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양자 회담을 진행한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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