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끼니 10번도 못 채워"…국제기구가 본 가자 기아 실태

입력 2024-03-21 11:50  

"한 달에 끼니 10번도 못 채워"…국제기구가 본 가자 기아 실태
"인구 절반인 111만명 '재앙·기근' 단계 진입 전망"
북부 상황이 더 심각…"5월에 기근 상태로 갈 듯"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으로 가자지구 인프라가 붕괴하고 식량 조달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조만간 가자지구 인구 절반이 재앙 수준의 식량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국제기구의 전망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유엔 산하기구 등과 협력해 식량 위기의 성격, 심각성, 규모 등의 파악하는 국제기구인 '통합식량안보단계'(IPC)의 최신 보고서를 보면 이스라엘군의 라파 지상 작전 등으로 분쟁이 확산할 경우 이달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가자지구 인구의 절반인 111만명이 식량 위기 심각성의 최고 단계인 재앙·기근 상황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IPC는 식량 위기의 심각성 정도를 '정상(None/Minimal)-경고(Stressed)-위기(Crisis)-비상(Emergency)-재앙·기근(Catastrophe/Famine)' 등 5단계로 분류한다.
111만명이라는 전망치는 앞서 발표된 전망치보다 53만명이 늘어난 것이며, 가자지구 전체 인구 220만명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밖에 7월 중순까지 인구 85만4천명(38%)은 비상 단계, 26만5천명(12%)은 위기 단계에 각각 놓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지역별로 보면 가자지구 북부의 경우 재앙·기근 상황이 매우 임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팔뚝 둘레를 측정해 영양 상태를 진단하는 '상박위 검사'(MUAC) 결과 급성 영양실조로 판명된 가자지구 북부 인구는 지난 달 전체의 12.4~16.5%로 집계됐다. 이 비율은 1월 측정치(6.8~9.1%)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들 중 6~23개월 영아만 따로 보면 급성 영양실조로 판명된 대상은 같은 기간 16.2%에서 29.2%로 증가했다.
보고서는 "지속되는 분쟁과 구호품 트럭 등의 진입 부족으로 극도로 제한된 식량의 가용성·접근성·활용과 의약품, 물, 위생 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며 "비(非) 외상 사망률의 증가 추세도 가속화하고 있어 기근을 판단하는 임계치를 곧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달 중순부터 5월 사이에 가자지구 북부가 언제든 재앙·기근 단계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자지구 남부의 경우 데이르 알발라와 칸 유니스, 라파 등은 일단 비상 단계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최악의 경우 이들 지역 역시 오는 7월까지 기근 단계로 올라설 위험이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 가자지구의 모든 가정은 매일 끼니를 거르고 있고 어른들은 아이들을 먹이기 위해 식사량을 줄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가자지구 북부는 전체 가구의 3분의 2, 남부는 3분의 1이 지난 30일 동안 10번도 먹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또 가자지구 전쟁이 지속되면서 생존에 필수적인 자산과 인프라에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짚었다.
주택, 상점, 병원, 학교 등 기반 시설과 상·하수 설비 등 위생 시설 등을 포함해 가자지구 건물 약 50%가 손상되거나 파괴됐고, 북부만 놓고 보면 파괴된 건물은 70%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식량 생산 및 유통에 필요한 기반 시설도 심각한 손상을 입어 주민들에 대한 식량 공급이 극도로 제한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hrs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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