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네타냐후가 국내정치 이유로 양국위기 도발한다 판단"

입력 2024-03-26 12:03  

"미, 네타냐후가 국내정치 이유로 양국위기 도발한다 판단"
"백악관, 안보리 표결 앞서 이스라엘에 입장 설명…이 '과잉반응'에 당황"
미 대표단 파견 취소에 이스라엘서도 반발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이스라엘이 2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가자지구 휴전 촉구 결의안 채택에 반발, 미국에 대표단을 파견할 계획까지 취소하자 미 정부 내 불만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에 미국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는데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공개적으로 양국 간 갈등을 키우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 관료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날 미 관료들을 인용, 네타냐후 총리가 국내 정치를 이유로 유엔 결의안을 둘러싼 갈등을 키우는 것으로 백악관이 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유엔 결의안 표결에 앞서 24일 저녁과 25일 오전 네타냐후 총리 보좌관들과 결의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이 자리에서 미국은 결의안에 기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미국의 기권이 이스라엘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바이든 정부는 유엔 결의안이 구속력 있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한다.
네타냐후 총리는 25일 발표한 성명에서 전날 밤 바이든 정부에 자신은 이를 미국의 정책 변화로 본다고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라파 작전을 논의할 대표단의 파견을 취소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 관료는 "만약 네타냐후 총리가 그렇게 강하게 느꼈다면 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화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유엔 결의안 해석을 거부하고 바이든 정부와의 이견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과잉 반응'에 당황했다고 미 관료는 전했다.
다른 미국 관료는 "이 모든 것은 문제를 오히려 키우는 일"이라며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결의안의 의미를 두고 미국과 함께하는 다른 길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 그는 명백히 정치적 목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미 관료는 네타냐후 총리가 유엔 결의안을 미 대표단 파견 취소 결정의 구실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관료는 "그(네타냐후)는 우리가 합리적인 제안을 할까 봐 걱정했다"며 "그는 이스라엘의 이익이 아니더라도 우리와 싸우기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에 많은 지원을 한 파트너를 대하는 우스운(funny) 방식이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네타냐후 총리의 대표단 파견 취소 후 이스라엘 안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로 전시내각에 참여해온 중도파 야당 국민통합당 베니 간츠 대표는 소셜미디어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것이 옳을 뿐만 아니라 총리가 미국으로 가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고위 정부 관료들과 직접 대화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적었다.
간츠 대표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특별한 관계는 이스라엘 안보와 외교 관계의 닻이자 미 정부와의 직접 대화는 우리가 도전과 논란에 직면했을 때조차 포기해서는 안 되는 핵심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달 초 미 워싱턴DC를 방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 고위 관계자들과 회동한 바 있다.
이에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네타냐후 총리가 간츠 대표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대표단 파견 철회를 둘러싼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 대표의 마찰뿐 아니라 우파 정당 '뉴 호프'의 기드온 사르 대표의 이탈은 이스라엘 전시 내각의 내홍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대표단 파견 취소 2시간 후 사르 대표는 자신의 사임과 함께 뉴 호프의 비상정부 탈퇴를 발표했다.
사르 대표는 "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칠 실질적인 권한이 없다"며 비상정부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
뉴 호프는 2022년 선거에서 당시 간츠 대표가 이끄는 청백당과 동맹을 맺고 국민통합당으로 네타냐후 연정에 합류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간츠 대표와의 결별의 뜻을 밝히고, 독립 정당의 수장으로서 전쟁 내각에 포함해달라고 네타냐후 총리에게 요구했으나 거부당하자 탈퇴를 발표한 것이다.
뉴 호프의 의석은 4석으로 당장 이스라엘 정부 구성에 영향을 미칠 개연성은 작지만 그의 사임은 간츠 대표에게도 사임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기존의 급진 우파 연합이 남아 네타냐후 정부의 국제적인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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