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준비' 시험대 오른 대만 반도체 업계…"여파 관리 가능"

입력 2024-04-04 16:30  

'강진 준비' 시험대 오른 대만 반도체 업계…"여파 관리 가능"
TSMC 주요시설, 진앙서 떨어져 있어…"6∼10시간 조업 지연 가능성"
"피해 제한적" vs "첨단 반도체 생산 공정 혼란 유발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25년 만의 강진으로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주요한 위치를 점한 대만 반도체업계의 준비 태세가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현재로서는 여파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 등이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등에서 교훈을 얻고 수년간 지진에 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대만에서 지진이 빈번히 일어나는 만큼 동일본 대지진 당시 다수 일본 기업의 비상 계획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점을 반면교사로 삼았고, 1999년 2천400여명이 숨진 대만 지진에서도 교훈을 얻었다는 것이다.
TSMC 측은 그동안 건물에 지진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내진 장치를 보강했고, 손실을 줄이고 조업을 신속히 재개하기 위한 훈련을 정기적으로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또 최악의 상황에서도 영업 손실을 분산할 수 있도록 지진에 대비해 충분한 규모의 보험을 들었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대만이 내진설계 등 지진에 잘 대비해 왔기 때문에 이번 강진에도 불구하고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앞서 전날 오전 대만 동부 해역에서는 규모 7.2(미국·유럽당국 발표는 7.4)로 25년 만에 강진이 발생했다.
TSMC 측은 일부 공장에서 직원들을 잠시 대피시켰고 일부 공장에서는 가동을 중단했다면서, 초기 검사 결과 안전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됐고 사상자도 없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일부 공장에서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점검을 위해 가동을 중단했다.
TSMC는 전날 밤 성명을 통해 지진 발생 10시간 만에 공장 설비의 70% 이상을 복구했고 주요 장비에 피해가 없다면서 조만간 조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상태다. 조업 중단에 따른 추정 손실액 등은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UMC도 이번 지진 여파가 크지 않다면서 정상 조업을 재개할 방침이라고 밝혔고, TSMC 계열사인 뱅가드국제반도체그룹(VIS)은 이날 정오 기준 전체 설비의 80%를 가동하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조업을 재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SJ은 대만 반도체 업계로서는 불행 중 다행으로 운이 따른 측면이 있다고 봤다. TSMC의 주요 시설은 북부 타이베이 인근이나 중부·남부 등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번 지진 진앙인 동부 지역과 비교적 거리가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대만 반도체 및 제조업계 중심지는 북서부 신주 과학단지 및 그 부근이고, TSMC는 남서부 타이난에서도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TSMC 측은 "신주 등 과학단지 지역의 최대 진도가 5급이었고 타이중·타이난 과학단지의 최대 진도는 4급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도체 제조 공정에 정밀함이 요구되는 만큼, 건물이 온전하더라도 실리콘 웨이퍼 결함 등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피해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또 가동 중단이 일시적이었다 하더라도 조업을 재개하려면 시간을 들여 작업해야 하는 만큼 이 과정에서 수천만 달러의 비용과 더 큰 파급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은행 바클리 애널리스트들은 잠시 동안의 조업 중단이라도 수주일간 진공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첨단 반도체 생산 공정에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고 봤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TSMC의 조업이 6∼10시간가량 지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반면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지진이 TSMC 조업에 미친 영향에 대해 "관리 가능하다"고 평가했고, 제프리스파이낸셜그룹 애널리스트들은 피해에 대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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