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반도체 적자' 끝…AI 수요 증가 대응에 총력

입력 2024-04-05 09:38  

삼성전자도 '반도체 적자' 끝…AI 수요 증가 대응에 총력
1분기 반도체부문 영업익 1조원 넘길 수도…D램 이어 낸드도 회복 중
"3년간 AI반도체 수요 급증"…HBM·마하1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대응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삼성전자[005930]의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반도체 부문도 작년 내내 이어진 적자 행진을 끝내고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정보기술(IT) 분야 전방 수요도 회복되면서 반도체 '장기 호황'이라는 장밋빛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보다 다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HBM 시장 공략에 힘을 주는 동시에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차별화를 꾀하며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 반도체부문 흑자전환 가시화…회복 늦었던 낸드도 곧 플러스로
삼성전자가 5일 공시한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보면 전사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1.37% 증가한 71조원, 영업이익은 931.25% 상승한 6조6천억원이다.
작년 1분기에는 글로벌 IT 수요 부진과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 여파로 업황이 전례 없는 침체를 겪으면서 영업이익이 6천402억원으로 추락했다.
작년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실적이 10배로 뛰어오르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아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 든 셈이다.
잠정실적에는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는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1분기 4조5천800억원, 2분기 4조3천600억원, 3분기 3조7천500억원, 4분기 2조1천8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수요 부진을 고려한 메모리 감산 효과와 IT 수요 회복, AI 관련 수요 증가 등으로 분기가 거듭될수록 적자 폭은 축소됐으나 작년 한 해 DS 부문 전체 영업손실 규모는 14조8천8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전방 수요 회복 등에 따른 업황 개선과 메모리 가격 상승,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판매 등에 힘입어 2022년 4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 내놓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1분기 영업이익은 1조2천억원(KB증권), 9천억원(흥국증권), 7천400억원(대신증권), 6천860억원(현대차증권) 등이다.
재고 수준이 크게 개선된 D램은 앞서 작년 4분기에 먼저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매 분기 조단위 적자를 이어온 낸드도 감산과 재고 축소, 수요 증가 영향으로 올 1분기나 2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낸드 평균판매단가(ASP)가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23∼28% 오른 데 이어 2분기에는 13∼18%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은 수요 급증으로 1분기보다 20∼25% 상승하겠다고 트렌드포스는 내다봤다.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의 실적 개선이 상대적으로 더디지만, 메모리 업황 개선과 신형 스마트폰 판매 호조 등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3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보고서를 낸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취합한 결과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2배 증가한 약 34조3천억원으로 예측됐다.



◇ 데이터센터 등 AI반도체 수요 지속 증가…"반도체 장기호황" 기대감
생성형 AI 시장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는 등 AI 반도체 수요 증가는 삼성전자 실적 개선을 지속적으로 이끌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AI 반도체는 가시성 높은 장기 실적 성장에 기반을 두고 있어 1990년대 이름에 '닷컴'만 들어가면 주가가 급등했던 닷컴 버블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글로벌 산업 전체의 패러다임이 3년 이내에 AI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AI 반도체 수요는 향후 3년간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간담회를 한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AI 확산에 따라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HBM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며 "반도체 장기호황 시나리오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HBM 경쟁에서 SK하이닉스에 뒤졌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전자도 업계 최초로 D램 칩을 12단까지 쌓은 HBM3E 개발에 성공했다며 이를 올해 상반기 중 양산할 예정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HBM뿐 아니라 고성능·고용량 DDR5, 메모리 반도체를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와 용량을 높이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내세워 AI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메모리 병목 현상에 따른 AI 시스템 성능 저하를 해소할 대규모언어모델(LLM)용 칩 '마하1'로 HBM 중심인 AI 반도체 시장 판도를 바꾸겠다는 야심찬 목표도 내놨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메모리 처리량을 8분의 1로 줄이고 8배의 파워 효율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인 마하1 AI 인퍼런스(추론) 칩은 혁신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HBM보다는 저전력(LP) 메모리를 써도 LLM 추론이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pul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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