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반도체가 이끄는 수출 증가세, 내수 활성화로 이어져야

입력 2024-04-05 16:15  

[연합시론] 반도체가 이끄는 수출 증가세, 내수 활성화로 이어져야


(서울=연합뉴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경상수지가 68억6천만달러(9조2천747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10개월 연속 흑자일 뿐 아니라 흑자 규모가 1월(30억5천만달러)보다 커졌다. 반도체 실적 개선이 경상수지 확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3중고로 내수 부진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국경제의 대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급증했다는 점이 무엇보다 고무적이다. 수출(521억6천만달러) 증가세가 다섯 달째 이어진 가운데 주요 수출 품목 중에선 반도체가 63.0%로 증가 폭이 컸다. 마침 이날 공시된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를 보면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천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10배 수준인 931.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삼성전자의 작년 한 해 영업이익(6조5천700억원)보다도 많은 액수다. 매출은 71조원으로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70조원대를 회복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20% 이상 웃돈 것으로, 시장에선 반도체가 불황의 긴 터널을 빠져나와 재도약을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리 경제는 1년 전 이맘때만 해도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불거지며 막다른 처지에 몰린 상황이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4년 만에 1조원 밑으로 떨어졌고 반도체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며 인위적 감산을 선언까지 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 속에 부동산 시장 침체 등 악재가 겹쳐 4년 만에 세수 펑크가 났고 하반기엔 국가 부채가 1천10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후 다행스럽게도 반도체 수출이 늘고 AI 등 관련 부품 수요 증가로 장기호황의 기대감까지 나오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기업들의 사정은 녹록지 않다. 반도체가 활짝 웃는 사이에 다른 주요 품목인 석유화학과 철강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려 계속 뒷걸음치고 있다. 내수경기도 고물가·고금리 지속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수출과 내수가 따로 노는 이런 불균형을 막는 게 정부의 당면 과제가 된 셈이다. 수출 호조의 온기가 내수시장에 퍼져 경제 전반에 상승 작용을 일으키려면 투자세액 공제와 고용 확대 등 기민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정치권의 도움 없이는 사실상 어려운 문제인 만큼 여야는 총선 후 관련 규제 해소에 적극 나서기 바란다.

수출이 본격 회복세라지만 미중 패권 경쟁의 틈바구니에 낀 우리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안한다면 시장 다변화의 속도를 더욱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반도체 또한 업황 개선에 안주해선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민간과 정부, 정치권 모두 위기 의식을 공유하고 과감한 선제 투자를 통해 혁신 기술을 만들어내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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