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급속한 '알테쉬' 시장잠식, 규정·제도 손질 시급하다

입력 2024-04-05 16:44  

[연합시론] 급속한 '알테쉬' 시장잠식, 규정·제도 손질 시급하다


(서울=연합뉴스) 중국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이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무섭게 잠식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알리)나 테무 등이 싼 인건비와 물류비를 무기로 초저가 물량 공세를 벌이면서 국내 소비자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3일 한 조사업체에 따르면 알리 앱 한국인 사용자는 지난 2월 818만명에서 3월 887만명으로 8.4% 증가했다. 테무는 같은 기간 이용자를 580만명에서 829만명으로 무려 42.8%나 늘렸다. 2022년 본격 영업을 시작한 알리는 2년 새 한국 고객을 4배로 확충했고 지난해 7월 상륙한 테무는 그런 알리를 반년 만에 턱밑까지 따라잡았다. 패션에 특화한 쉬인까지 합하면 이른바 '알·테·쉬'의 공습이다. 화장품에 주력하는 틱톡숍 등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직구 면세제도를 활용한 파상공세로 한국 시장이 중국 업체들의 각축장이 됐다. 고사 위기에 처한 토종 업체들도 출혈 경쟁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들로서는 가격, 품질, 기호도 등의 측면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제조사 입장에서도 판로가 늘어나는 셈이니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이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면서 여러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청소년도 별도 성인 인증 절차 없이 선정성과 유해성이 높은 이른바 '19금(禁)' 콘텐츠에 접속할 수 있다고 한다. 앱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검색어나 광고가 쏟아진다.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현금성 쿠폰을 뿌리고 룰렛 게임과 다단계 방식을 활용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반품, 환불 등 소비자 보호에 소홀하거나 농식품 원산지 표시 규정을 어기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국내 업체라면 어김없이 제재받거나 단속의 칼날을 맞았겠지만, 외국에 본거지를 둔 플랫폼 기업이나 이에 입점한 해외 제조·판매사의 위법 행위는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부과를 강제할 수단도 마땅치 않다.

국내 기업들이 '역차별'이나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는 부랴부랴 개인정보 보호, 소비자 분쟁 대응, 원산지 표시, 청소년 유해광고 차단 등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하는 등 감시망을 넓히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고학수 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중국 온라인 쇼핑사의 이용자 데이터가 어떻게 수집·이용되는지 실태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가 중국 당국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는 세계적 관심사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중국발 플랫폼의 개인정보 유출 우려에 틱톡 앱 설치를 금지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우리도 이들 국가의 동향을 살피며 공동보조를 취할 필요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진출 상황에 대처할 전담팀을 구성한다고 한다. 이들 업체가 엄격한 국내 법규를 준수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제조·유통 생태계는 물론 청소년·소비자 보호, 면세 제도, 나아가 국가안보까지 전반적으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줄 수 있는 사안이므로 범정부적 대응이 필요한 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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