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드인] '한 지붕 여러 집' 레이블 체제로 변화하는 게임업계

입력 2024-04-13 11:00  

[게임위드인] '한 지붕 여러 집' 레이블 체제로 변화하는 게임업계
넥슨, 민트로켓 통한 게임 실험 활발…네오위즈, 스타 개발자 속속 영입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국내 게임업계가 각자만의 색깔을 지닌 제작 스튜디오 여러 개를 운영하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레이블 전략과 유사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실력을 인정받은 개발자를 주축으로 독립성 있는 제작팀을 꾸리고, 간섭을 최소화해 참신한 IP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13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신임 공동대표 취임 후 후속 인사를 논의 중인 넥슨코리아는 신규개발본부 산하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의 조직개편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출범한 민트로켓은 대규모 자본과 인력이 투입되는 기존의 신작 게임 제작 공식에서 벗어나 작은 규모의 인력으로 참신한 게임을 빠르게 만들어 시장에 선보이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민트로켓의 대표작 '데이브 더 다이버'는 해양 탐사와 초밥집 운영을 결합한 독특한 게임성이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으며 출시 후 누적 300만 장 이상이 팔렸다.
국내 게임으로는 보기 드물게 게임계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더 게임 어워드'를 비롯한 여러 해외 시상식에 초청받았고, 제작을 총괄한 황재호 디렉터도 덩달아 유명 인사가 됐다.
지난 11일(현지 시각)에는 영국 영화텔레비전 아카데미(BAFTA)가 시상하는 게임 어워드에서 '젤다의 전설 티어즈 오브 더 킹덤', '마블 스파이더맨 2' 같은 쟁쟁한 경쟁작을 뚫고 게임 디자인상을 받았다.



민트로켓은 차기작으로 한국 배경의 좀비 게임 '낙원: 라스트 파라다이스'를 개발하고 있다. 그밖에도 아직 발표되지 않은 여러 개의 신작 프로젝트가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코리아에서 민트로켓을 출범시킨 김대훤 전 부사장이 올해 초 설립한 신생 게임사 에이버튼도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력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프로젝트와 별개로 실험적인 소규모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 개발자가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경향도 기존에 비해 뚜렷해졌다.
네오위즈[095660]가 대표적이다. 작년 'P의 거짓'으로 개발 역량을 입증한 네오위즈 라운드8스튜디오는 지난달 여러 국내 스타 개발자를 영입해 게임 업계에서 화젯거리가 됐다.
'검은방'·'회색도시'·'베리드 스타즈' 등 탄탄한 스토리 기반의 게임으로 이름을 알린 진승호 디렉터, 1세대 판타지 소설 작가 출신으로 넥슨에서 액션 게임 '마비노기 영웅전' 개발에 참여했던 이상균 디렉터 등이다.
라운드8스튜디오는 최지원 디렉터가 총괄하고 있는 'P의 거짓'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와 후속작 외에도 최근 영입한 인재를 중심으로 새로운 지식재산(IP) 기반의 차기작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MMORPG에 주력해온 엔씨소프트[036570]도 올해 초 최고사업책임자(CBO) 3인을 중심으로 주요 개발·사업 조직을 개편하고 장르 다변화에 나섰다.
주력인 MMORPG를 놓지 않으면서도 난투형 액션 게임 '배틀크러쉬'나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BSS', 슈팅 게임 'LLL' 등을 공개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쓰론 앤 리버티'를 개발한 최문영 CBO 산하에도 여러 개의 미공개 프로젝트가 편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배틀그라운드(PUBG) IP 의존하는 경향이 컸던 크래프톤[259960]도 최근 '스케일 업 더 크리에이티브' 전략을 앞세워 공격적인 신규 IP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본사 개발 조직을 분사시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실험적인 게임 제작사 렐루게임즈, 소규모 프로젝트 전문 자회사 플라이웨이게임즈 등을 설립한 것이 대표적이다. 유망한 국내외 개발사를 산하 스튜디오로 편입하기 위한 투자도 계속하고 있다.
크래프톤 본사는 게임 퍼블리싱과 관리에 집중하고, 자체 개발은 독립 스튜디오에 맡겨 참신한 IP가 계속해서 타석에 설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다.


게임업계가 개발팀의 독립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데는 기존에 주력하던 내수 시장 위주의 MMORPG 장르가 경쟁 과열로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해외 게이머들에게도 호소할 수 있는 참신한 게임을 만들려면 기존에 경영진이나 사업 담당 조직이 주도하는 노동집약적인 제작 방식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팀, 스토브 같은 게임 유통 플랫폼이 발달하며 실험적인 게임을 제작 단계에서 선보이기 쉬워진 상황도 한몫한다"고 전했다.

juju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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