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찾아서' 伊 불법 입국한 미켈 이보의 부서진 꿈

입력 2024-04-15 23:35  

'아버지를 찾아서' 伊 불법 입국한 미켈 이보의 부서진 꿈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6살 때 자신을 버린 이탈리아인 친아버지를 찾기 위해 목숨을 건 여정을 감행한 미켈 이보 체레솔리(34)의 꿈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미켈 이보는 이탈리아에 밀입국한 뒤에야 이탈리아인 친부인 이보 체레솔리가 몇 년 전 건강 문제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아버지가 살아 계셨다면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그저 대화만 하고 싶었다"며 "조금만 일찍 이탈리아에 도착했다면 아버지를 만날 기회가 있었을 것"이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그는 34년 전 서아프리카 기니의 수도 코나크리에서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기니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당시 이 지역에서 도로를 건설하던 아스탈디 회사의 현장 책임자였던 아버지는 6살 미켈 이보와 동생 아브라함을 남겨두고 1996년 기니를 떠났다.
그 이후로 그는 아버지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했다.
10년 후인 2006년 그는 동생과 함께 이탈리아로 가 모데나 출신의 아버지를 찾으려고 했지만 방법이 없었다. 당시 기니에 있는 이탈리아 영사관이 폐쇄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영사관은 2018년 다시 문을 열었지만 미켈 이보의 이탈리아 입국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대사관은 미켈 이보를 기니인으로 취급했다. 반대로 기니에선 순수 기니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다.
코나크리대에서 국제법을 전공한 그는 졸업 성적이 최상위 10안에 들었다. 그중 9명이 채용됐지만 그는 이탈리아계라는 이유로 채용이 거부됐다고 한다.
이중적인 차별에 시달린 그는 지난해 기니에서 출발해 말리, 니제르, 알제리를 거쳐 튀니지에 도착해 그곳에서 이탈리아로 가는 밀항선에 몸을 실었다.
그렇게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넌 끝에 지난해 7월 4일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 도착했다.
그는 자신이 이탈리아인이라고 말했지만 귀담아듣는 사람은 없었고 오히려 불법 이주민 취급을 받았다. 그는 이주민 센터에서 8개월을 보낸 뒤에야 센터에서 일하는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이탈리아인임을 마침내 증명할 수 있었다.
그는 이탈리아 국적을 인정받았지만 그가 애타게 찾고 싶었던 아버지는 찾을 수 없었다.
미켈 이보는 "아버지가 묻힌 곳을 가고 싶다"며 "이복형제들이 있는 것 같은데 그들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미켈 이보는 그의 뿌리를 확인하고자 했다. 또한 왜 아버지가 형제를 버렸는지 물어보기 위해 아버지의 나라에 왔다"며 "안타깝게도 그는 너무 늦게 도착했다"고 전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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