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교회 흉기난동은 '종교적 동기' 10대 소행…"테러 규정"

입력 2024-04-16 11:21   수정 2024-04-16 17:28

시드니 교회 흉기난동은 '종교적 동기' 10대 소행…"테러 규정"
온라인 생중계 미사 중 발생…보복하겠다며 시민 500명 몰려와 경찰과 충돌하기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시드니의 한 교회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의 범인은 10대 소년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사건을 종교적 동기를 가진 테러로 규정했다.
16일(현지시간) 호주 A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카렌 웹 NSW 경찰청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 가해자인 16세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웹 청장은 범인이 흉기 난동을 시작하면서 종교적 동기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며 "모든 자료를 검토한 결과 이번 사건은 종교적 동기의 '극단주의' 행위로 간주하며 테러 사건으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찰이 이전부터 이 소년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테러 감시 목록에는 없었다며 "처음부터 칼을 들고 교회를 찾은 것으로 볼 때 어느 정도 계획성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이 살아있는 것이 행운"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5일 오후 7시께 시드니 남서부의 한 아시리아 동방교회에서 미사 도중 검은 옷을 입은 한 남성이 흉기를 들고 강대로 다가와 집전하는 마리 에마뉘엘 주교를 흉기로 공격했다. 또 이를 말리려는 교회 신부와 신도들도 흉기에 다쳤다.
당시 미사는 인터넷으로 생중계되고 있었고, 이 탓에 많은 사람이 범죄 장면을 실시간으로 목격했다. 또 당시 사건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빠르게 공유됐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범인에게 보복하겠다며 약 500명의 사람이 교회 앞으로 몰려와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이들은 교회에 진입하려 했고 이를 막으려는 경찰과 충돌하면서 경찰들이 다치고 경찰차 20대와 일부 주택이 파손되기도 했다.
아시리아 동방교회는 이라크와 시리아 등에 퍼져 있으며 호주 내 신자들은 이 지역에서 박해와 전쟁을 피해 호주로 건너온 이민자들이 많다.
이에 교회 측은 SNS를 통해 흉기에 다친 에마뉘엘 주교와 또 다른 신부가 안정적인 상태라고 밝힌 뒤 신도들은 침착하게 대응해 달라며 "지금은 여러분의 기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사회에 폭력적인 극단주의가 있을 곳은 없으며 어젯밤처럼 경찰 업무를 방해하거나 경찰 차량을 파손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호주는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이며 지금은 분열이 아니라 단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시드니의 한 쇼핑몰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이틀 만에 벌어졌다. 지난 13일 시드니 외곽 쇼핑몰에서 40대 남성이 쇼핑객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6명이 사망하고, 12명이 크게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달려드는 범인에게 총을 쏴 사살했다.
호주는 총과 흉기를 매우 엄격하게 취급하는 국가 중 하나여서 이런 흉기 난동 사건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현지 경찰은 모방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며 우려해왔다.


laecor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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