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구해오라"…이스라엘 개전후 첫 현충일 '어수선'

입력 2024-05-13 21:13   수정 2024-05-13 21:20

"인질 구해오라"…이스라엘 개전후 첫 현충일 '어수선'
휴전 반대 극우장관에 "쓰레기, 범죄자"…몸싸움, 주먹다짐도 벌어져
네타냐후 총리 연설 때는 항의 차원에서 퇴장하기도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가자전쟁 발발 후 첫 이스라엘 전몰장병 추념일(현충일) 행사가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가족 등의 항의로 몸살을 앓았다.
13일(현지시간)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추념식 행사에서는 인질가족 등이 정부 각료들에게 야유를 퍼붓고 이를 제지하려는 사람들과 난투극을 벌이기도 했다.
이스라엘 우파 연정 내 대표적인 극우성향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이 가장 먼저 '표적'이 됐다.
그가 서부 아시도드 군 묘지에서 열린 추념식에서 연설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내자 군중 사이에서는 "여기사 나가라 범죄자", "쓰레기, 너는 군 복무를 1분도 하지 않았다"라는 외침이 이어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된 영상을 보면 한 노인 여성이 벤-그비르 장관을 향해 소리치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은 곧바로 주변 군중을 여성에게서 떼어 놓으려 시도했다.
이때 한 남성은 "반역자, 저 여자를 끌어내라"고 외쳤고, 다른 남성은 "부끄러운 줄 알라, 반역자 좌파, 여기는 카플란(인질 석방 촉구 시위가 열리는 텔아비브의 거리)이 아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급기야 벤-그비르 장관을 조롱한 측과 반대하는 사람들 간에 몸싸움과 주먹 다툼이 벌어졌다.
연정 내 또 다른 극우성향 정치인인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남부 오파킴 군 묘지에서 가족들과 맞닥뜨렸다.

한 여성 인질 가족은 그를 막아선 채 "인질을 데려오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 살아있는 인질을 구하라. 그것이 의무다"고 말했다.
이에 스모트리히 장관은 "그것이 우리의 의무다. 그 의무를 다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텔아비브 군 묘지에 등장한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은 침묵시위 중이던 사람들과 마주쳤다. '당신의 손에 그들의 피가 묻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던 한 남성은 갈란트 장관을 향해 사임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예루살렘의 헤르츨산 국립묘지에서 열린 추념일 행사에 참석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 전쟁은 우리 이스라엘 아니면 하마스 괴물, 자유와 번영 아니면 살인과 폭력 중 무엇을 선택할지의 문제"라고 연설했다.
이어 "우리는 이 투쟁에서 이기고 승리의 목표를 쟁취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모든 우리 인질을 집에 데려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연설을 시작하자 행사에 참석했던 군중 가운데 다수가 항의의 의미로 자리를 떠났다고 일간 하레츠가 전했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에 무장대원들을 침투시켜 1천200여명을 학살하고 250여명의 인질을 잡아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이 가운데 100여명은 지난해 11월 일시 휴전 때 풀려나거나 구출됐지만, 130여명은 아직 돌아오지 못했고 이 가운데 30여명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의 최후 보루인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를 공격해야만 인질 구출 등 전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인질 가족들은 즉각적인 휴전과 인질 협상 타결을 촉구하고 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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