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美경제무역대표부 폐쇄·中바이오기업 5곳 안보 우려 지정에 中드론 감시 강화도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미국 하원이 이번 주에 이른바 '중국 때리기' 성격의 28개 법안을 논의할 예정이며 이 가운데 일부는 표결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미 대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 모두 득표에 도움이 되는 대(對)중국 압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돼 중국 당국은 긴장하는 기색이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지난 7월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에서 한 연설에서 "중국은 세계 평화에 가장 큰 위협으로, 의회는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맞서야 한다"는 말로 중국에 대한 인식을 드러냈다.
SCMP는 "중국의 기술·정치·경제적 영향에 대한 미국의 대응 방안은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동맹국 협력 강화까지 다양한 주제가 포함된 28개 법안은 미·중 경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짚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홍콩의 경제무역판사처로도 불리는 경제무역대표부의 뉴욕 사무소 폐쇄와 관련된 법안이다.
미 하원은 그동안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 자치권'을 보장받았다고 보고 여타 정부 수준으로 간주해 별도의 경제무역대표부 설치를 승인해왔으나, 이제 더는 그런 수준이 아니라는 인식이 커 이참에 뉴욕 주재 홍콩 경제무역대표부 폐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내에선 2019년 홍콩 주민의 중국 본토 송환을 가능하게 하는 중국의 범죄인 인도법 개정으로 반발이 커진 것을 계기로 중국이 아예 홍콩 국가안보법을 제정해 홍콩인의 권리·자유·자치권을 회복하지 못할 수준으로 파괴했기 때문에 홍콩을 정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인식이 많다.
워싱턴에 있는 홍콩민주주의위원회(HKDC)는 뉴욕의 홍콩 경제무역대표부에 대해 "(중국) 홍콩 특별행정부의 악의적인 영향력 행사를 위한 매개체라는 점에서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미 하원이 '바이오시큐어법'(Bio Secure Act·생물보안법)을 제정할지도 관심거리다.
올해 초 발의된 이 법안은 중국 최대 유전자 분석업체 BGI그룹과 세계 선두급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 우시바이오로직스,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우시앱텍, BGI의 자회사 MGI와 컴플리트지노믹스 등을 미국 안보 우려 기업으로 규정하고 5개 기업은 물론 이들 기업의 제품·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의 미국 시장 접근을 막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 당국은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으나, 이들 5개 기업이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결돼 언제든 관련 바이오·유전자 정보를 넘길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미 행정부가 중국과 과학 기술 협정을 체결·연장·갱신하기 전에 의회에 통보토록 하는 법안, (사실상 중국인을 염두에 두고) 외국인 인재 채용과 외국 통신 인프라 사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법안 그리고 중국산 드론 등에 대한 감시 강화를 담은 법안도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이 신문은 또 28개 법안에 중국 옥죄기에 초점을 맞춘 인도·태평양전략 강화를 위해 한국·일본은 물론 태평양 섬나라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법안도 포함됐으며,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중국이 자국 통화 비중을 높이려는 걸 차단하는 내용의 법안도 있다고도 했다.
미국과 대만 간 무역협정 지지와 신장자치구 문제, 중국을 겨냥한 코로나19 기원 조사 등의 내용이 담긴 법안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SCMP는 공화당 주도로 '차이나 이니셔티브'가 부활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차이나 이니셔티브는 지난 2018년 11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기술 정보와 지식재산권(IP)을 탈취하려는 중국 시도를 저지하려는 목적에서 시작된 수사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대대적인 스파이 조사로 인종적 편견·공포 조성 우려가 커지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2월 공식 종료했다.
그럼에도 현재 미 하원이 공화당 220명, 민주당 211명으로 구성된 상황에서 차이나 이니셔티브 관련법 통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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