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65%는 전층 스프링클러 미설치…부주의 화재 절반이 '담배 탓'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최근 3년간 아파트 화재로 인해 매달 3명꼴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중 65%는 전 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설치돼 있더라도 31%만 정상 작동됐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화재 현장 조사서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2021∼2023년 사망자가 발생한 아파트 화재는 93건이었다.
이 사고로 사망자 108명, 부상자 88명이 나왔으며, 재산 피해 29억4천200만원이 발생했다.
사망자의 대부분인 91%가 대피하지 못한 채 불이 난 층에서 사망했다.
화재 원인을 분류해보면 부주의가 21건(23%), 방화가 21건(23%), 전기적 원인으로 인한 화재는 15건(16%)이었다.
부주의 화재 21건 중 절반인 11건은 담배로 인한 것이었다.
보조배터리나 전동 킥보드 등 배터리 충전 중 발생한 화재도 5건 있었다.
전국 아파트 4만3천208개 단지 중 전 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은 1만391개 단지(23.5%)에 불과했다.
공동주택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된 것은 1990년 6월이 처음으로, 당시 16층 이상 아파트는 16층 이상의 층에 의무 설치하도록 했다.
1990년 7월 이전 사용 승인을 받은 아파트 단지 등 전국 아파트 단지 65%(2만8천820개)가 전 층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3년간 화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아파트의 절반은 1990년대 사용 승인된 아파트였다.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이전에 건축된 아파트는 여전히 화재 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아파트와 기숙사, 빌라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화재에서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된 경우는 31.5%로 집계됐다. 설치됐더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상당하다는 의미다.
황운하 의원은 "거주자가 탈출할 시간과 소방력이 도착할 시간이 골든타임인데, 핵심은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라면서 "스프링클러 의무화 관련 법령 개정 이전에 미설치된 채로 건설된 아파트에 대해서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탈출로인 계단실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국토교통부에 촉구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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