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앙골라 순방 미루고 '밀턴' 대비…"대피 명령에 귀기울여야"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 남동부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되는 허리케인 '밀턴'에 대비하기 위해 독일·앙골라 순방 계획을 연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부 고위 관계자들로부터 정부의 준비 상황 보고를 청취한 뒤 언론에 "지금은 출국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0∼15일 독일과 앙골라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앞서 이날 백악관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허리케인 '밀턴'의 예상 궤적과 강도를 고려해 준비와 대응을 하기 위해 독일과 앙골라 순방을 연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리케인 밀턴은 허리케인 최고 등급인 5등급으로 급속 발달했다가 현재는 4등급으로 하향 조정됐지만, 여전히 위력이 상당한 상황이다.
현재 시속 230㎞의 강풍을 동반해 플로리다로 향하고 있다. 이날 오후 8시께 플로리다 서부 해안에 근접하고, 9일 오전 8시께 플로리다반도를 관통한 뒤 같은 날 오후 대서양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밀턴에 대해 "100년 만에 플로리다를 강타하는 최악의 폭풍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연방 정부 대응 규모와 현장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허리케인의 이동 경로에 있는 사람들은 대피하라는 현지 명령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여러분은 이미 대피했어야 한다. 이는 생사와 관련된 문제이며 과장된 것이 아니다"라고 당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간 항공사와 다른 회사에도 주민 대피를 돕도록 요청했다.
그는 "대피를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길 바란다. 가격 폭리를 취하지 말고 평상시 수준으로 해달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에 연기한 순방에 대해 "나는 여전히 내가 가겠다고 한 모든 장소와 참여하겠다고 한 모든 콘퍼런스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순방 일정이 언제 다시 잡힐지는 불투명하며, 백악관도 이날 추후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독일 방문 기간 현지에 있는 미군 기지에서 동맹국들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의제로 한 정상회담을 개최할 계획이었다.
이어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아프리카 2대 산유국인 앙골라를 찾아 경제 협력 및 기후 안보 강화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독일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연기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플로리다 상황 때문이라는 것을 당연히 이해한다"고 밝혔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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