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위 국감서 격돌…여야간 고성도
野, 금융지원 여부 집중 질의…與 "악의적 주장, 이적행위"
한수원 사장 "금융대출 약속, 전혀 사실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여야는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등 에너지 공기업과 공공기관 대상 국정감사에서 체코 원전 수주의 수익성과 금융지원 여부 등을 놓고 격돌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팀코리아가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과 관련, 한국이 체코 측에 제공할 금융 지원이 있는지 등을 따져 물으며 "윤석열 정권이 '체코 원전은 대박'이라는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야당 및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는 부정적인 의견은 대부분 근거 없고 악의적인 주장으로, 체코 원전 수주는 국가 간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방어막을 쳤다.
민주당의 질의 도중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주장이 나오자, 국민의힘이 '이적행위'라고 맞받으면서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민주당 정진욱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한수원 등이 자료 제출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하면서 "윤석열 정권의 국감 대비 행동 수칙 제1조는 '무조건 감춰라'인가"라며 "체코 원전은 대박이라는 대국민 사기극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인 한수원조차 강제 동원되고 있는 현실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체코 원전은 대박이 아니라 퍼줄 것은 다 퍼주고 다 뺏기는 '쪽박'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2022년부터 본격화한 팀코리아 프로젝트를 보면 모든 초점이 원전 수주 전략으로써 (체코에) 금융 지원을 해주는 것에 맞춰 있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황주호 한수원 사장이 "저희가 '(신규 원전) 2호기에 대해 혹시라도 자금이 필요하지 않으냐'고 (체코에) 의향을 물어봤는데 '아직 필요가 없다'고 했다"라고 답변하자, "저하고 자리 걸고 내기하겠습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당 송재봉 의원은 "제대로 검증을 통해 타당성을 확인하자는 것을 '국익 훼손', '경쟁국에 도움을 주는 행위' 등의 식으로 정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며 "조금 전 여당 의원은 야당이 마치 이적행위를 하는 것처럼 얘기했다. 용납하기 어려운 대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은 "체코 원전 같은 대규모 사업은 국가 간 총성 없는 전쟁이고 정보 전쟁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체코 정부는 물론 경쟁사들도 한국의 국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체코 원전 우선협상자 선정은 한국과 원전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역사적 성과"라고 맞받아쳤다.
이 의원은 "유럽연합(EU) 원전 수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수주를 성사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박성민 의원은 "아무리 야당이라고 하지만 윤석열 정권은 국민이 뽑은 정부다. 국책사업을 놓고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표현하나. 국회의원이 국민 위에 존재하느냐"고 했다.
정부와 공기업이 야당의 반대를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은 "외국에 APR1400 노형을 수출하려 하는데, 국내에서 분열돼 다투고 있다. 국내 여론부터 원전 수출에 협조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며 "하지만 한전 사장이나 정부가 야당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없고 '아니다'라며 반박만 하고 치워버린다. 국내에서도 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체코 재정 지원은 주요 입찰 요건에 없었고, 장기로 거액의 저리 금융 대출을 약속했다는 이야기도 사실이 아닌가'라는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의 질의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두코바니 5호기는 체코 정부 예산으로 하고, 6호기는 아직 결정이 안 됐지만 5호기와 마찬가지로 진행한다고 (체코 측으로부터) 듣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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