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권력다툼에 민초 고통…장병 200명 인질로 붙잡히기도

입력 2024-11-04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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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권력다툼에 민초 고통…장병 200명 인질로 붙잡히기도
미주인권위, 대화 촉구…한국대사관, 교민에 안전 유의 당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볼리비아에서 신구 권력 간 갈등으로 촉발된 사회 분쟁에 주민들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정부는 군부대를 습격해 장병 200여명을 인질로 붙잡은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자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볼리비아 외교부는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코차밤바주(州) 차파레에서 민간인 비정규 (무장) 단체가 군사기지 3곳에 무단 진입해 장병 200명의 자유를 빼앗았다"며 "이들은 총기류와 탄약까지 탈취하는 등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며 국민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볼리비아 정부가 '비정규 단체' 성격에 대해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당국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로 구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현지 일간 엘데베르는 보도했다.
볼리비아 외교부는 공격 주체를 "국가 및 대중 경제에 관심이 없는 데다 전직 대통령 개인 및 선거 이익 실현만을 추구하는 그룹"이라고 설명하며 "불법 행위를 지속하는 모든 사람은 체포돼 사법기관 처분에 따라 기소 및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볼리비아 최초 원주민(아이마라) 출신 국가 지도자인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2005∼2019년 집권 뒤 4선 연임 시도 때 불거진 선거 부정 의혹으로 외국에 머물다가 2020년 대선에서 당선된 같은 당 소속 아르세 대통령 지원으로 귀국했다.
그는 그러나 지난해부터 계파를 결집해 재집권을 모색하던 중 아르세 대통령과 완전히 틀어졌고, 전·현 대통령 지지자 간 반목도 극심해졌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와 차량 이동 중 피격 자작극 논란 등으로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원주민을 중심으로 뭉친 모랄레스 강성 지지층은 경제난 해결 요구를 앞세워 3주 가까이 도로 점거와 시위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볼리비아 한국대사관은 차량 봉쇄 지역을 공지하며 안전에 유의할 것을 교민과 여행객에게 당부했다.
미주인권위원회(IACHR)는 엑스(X·옛 트위터)에 "정부가 불법 구금된 장병의 생명을 담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대화를 우선시하며 갈등 지점을 해결하기 위한 조처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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