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환신' 영향 IT업체 메모리 재고 감소…하반기 가격 반등 전망
삼성전자 등 관련 업체 주가 반등…"실수요 개선돼야" 신중론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이 겹쳐 하락해온 레거시(범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올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에서 소비재 보상판매를 지원하는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에 힘입어 스마트폰과 PC 등의 수요가 개선되면서 업황에 대한 낙관론이 부상하고 있다.
23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월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석 달 연속 1.35달러로 변동이 없었다.
D램 가격은 작년 8월 하락 전환하고서 9월(-17.07%)과 11월(-20.59%)에 두 자릿수 내린 후 보합세를 이어갔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이미 반등했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작년 9월부터 4개월 연속 내리고서 지난 1월 2.18달러로 4.57% 올랐다.
이처럼 레거시 메모리 가격이 급락세를 멈춘 가운데 본격적인 가격 반등 전망에도 무게가 실린다.

앞서 작년 하반기에 레거시 메모리 가격은 전방 IT 수요 부진 장기화와 창신메모리(CXMT) 등 중국 업체의 저가 메모리 공급 과잉이 맞물려 가파르게 내렸다.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 소비를 촉진하는 이구환신 정책 효과로 스마트폰, PC 등의 소비 심리가 개선되는 조짐이 보이면서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수요 개선에 힘입어 IT 업체들이 메모리 재고 과잉을 해소하면 이후 다시 재고 비축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2월 현재 스마트폰 및 PC 업체들의 메모리 모듈 재고는 8주 수준으로, 작년 하반기의 16주 대비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KB증권은 추정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구환신 정책이 스마트폰, PC 수요를 자극하는 가운데 업체들의 메모리 재고는 2월 이후 가파르게 감소할 것"이라며 "3월부터는 재고가 적정 수준인 6주에 근접해 신규 구매 수요 발생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범용 메모리 가격은 1분기에 10∼15% 하락이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상승 전환할 전망"이라며 "따라서 업체들은 2분기를 메모리 재고 축적의 적기로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춘제(春節·중국의 설) 기간인 지난 1월 28일부터 2월 4일까지 중국 전국 가전 매출은 전년 대비 166% 늘고, 휴대전화 매출은 182% 늘었다.
특히 춘제 기간 이구환신 정책 지원을 받은 디지털 제품 중 휴대전화 매출 비중은 약 70%에 달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들의 재고 조정이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레거시 메모리 입장에서는 업황 조기 안정화의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스마트폰 채널 재고의 조기 마무리는 고객사들의 메모리 조기 정상화와 그에 따른 주문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런 기대가 반도체 투자 심리에 반영돼 글로벌 레거시 메모리 업체들의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했다.
3월 들어 주가가 반등한 대표적인 업체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 주가는 종가 기준 이달 3일 5만1천원에서 21일 5만8천200원으로 약 3주 만에 14% 올랐다.
다만 아직 글로벌 경기 침체가 여전해 예상보다 빠른 레거시 메모리 업황 회복을 확신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신중론도 있다.
차용호 LS증권 연구원은 "이구환신 정책이 지난해 과도하게 쌓인 스마트폰 업체들의 재고 해소를 가속하고 있어 재고 축적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후 실수요가 개선되지 않으면 작년 하반기처럼 공급 업체 재고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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