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214.17
(6.39
0.15%)
코스닥
925.47
(7.12
0.76%)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밸류업 효과? 작년 주주행동주의 '주춤'…올핸 집중투표제로 격돌할듯

입력 2025-02-23 06:10  

밸류업 효과? 작년 주주행동주의 '주춤'…올핸 집중투표제로 격돌할듯
英 리서치업체 연례 보고서 분석…작년 대상기업 66개사 14% 줄어 '세계 3위'
주주환원 확대에 주주제안 등 감소…재정비된 캠페인 '3%룰' 효과 승산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지난해 국내 증시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 바람이 불면서 주주행동주의 캠페인 대상 기업 수가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고배를 마시며 부진했던 많은 행동주의 캠페인들이 작년 재정비를 거친 뒤 올해는 전략적으로 '3%룰'이 적용되는 집중투표제 도입을 요구하고 나서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 작년 행동주의 타깃 기업 수 14% 감소한 66개사…'전 세계 3위' 유지
23일 영국의 기업 거버넌스 리서치업체 딜리전트마켓인텔리전스가 최근 발간한 '2025 주주 행동주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공개적인 주주 행동주의 캠페인 대상이 된 기업 수는 총 66개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77개사와 비교해 14% 줄어든 수치다.
2020년 행동주의 대상 기업 수가 10곳에 불과할 정도로 '행동주의의 불모지'였던 한국은 2024년 77곳으로 8배 가까이 급증했다가 지난해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만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에도 한국은 전 세계에서 3번째로 행동주의가 활발히 일어난 나라였다.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3위를 유지했다.
'주주자본주의의 본산' 미국은 지난해 592개 기업이 행동주의 타깃이 됐고, 기업 거버넌스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일본은 2022년 108개사, 2023년 103개사, 2024년 97개사로 3년 연속 100개 안팎을 유지하며 2위를 기록했다.
딜리전트마켓인텔리전스는 "일본과 한국은 2024년에도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많은 액티비스트들의 관심을 끌었다"면서 "두 시장 모두 기업 거버넌스 개혁에 주력하면서 총 163개 기업이 타깃이 됐다"고 분석했다.
한국에서 작년 주주행동주의 대상이 된 기업이 다소 줄어든 배경으로는 2023년 정기주주총회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캠페인이 많았던 점이 거론된다. 이러한 실패 경험들 때문에 지난해 행동주의펀드들이 한 차례 재정비를 거치는 '냉각기'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022년 얼라인파트너스의 SM엔터테인먼트 감사 선임과 라이프자산운용의 SK㈜ 자기주식 소각, 트러스톤자산운용의 태광산업 유상증자 제동 등 성공 사례가 잇따르자, 이를 목도한 행동주의펀드와 일반주주연대는 물론이고 '큰손' 개인투자자들까지 2023년 3월 정기주총 시즌을 앞두고 일제히 주주제안을 제출했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 의결권 자문사의 찬성 권고 내지는 제3지대에 있는 기관투자자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엔 실패하며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행동주의 세력과 이사회가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일 때 명백하게 주주가치가 훼손된 경우가 아니라면 의결권 자문사는 기본적으로 현 이사회 측 안건이나 후보에 손을 들어주는 경향이 있고,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이러한 의결권 자문사들 권고를 그대로 따르는 경우가 많다"며 "객관적이고 설득 가능한 충분한 이유와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정부가 주도한 밸류업 정책이 기업의 주주환원 확대로 이어지자 이것이 오히려 주주제안과 행동주의 캠페인을 줄어들게 하는 효과를 냈다는 분석도 있다.
굳이 공개적인 캠페인까지 가지 않아도 '물밑 협상'과 같은 비공개적인 루트로 기업과 기업가치 제고에 관한 교감을 이룬 경우가 많았을 거라는 관측이다.
한 행동주의펀드 관계자는 "미국도 행동주의펀드가 10건을 투자하면 그중 8건은 합의로 끝나고 공개적으로 표출되는 건 2건 정도밖에 없다"며 "한국도 예전엔 기업들이 행동주의 투자자를 무시했다면 이제는 성공 사례도 나오고 하니 받아주고 합의하는 경우가 많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올해 주총 최대 현안은 '집중투표제' 도입…행동주의 승산 있을까



올해 정기주총 시즌에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으로 대중에게도 깊이 각인된 '집중투표제'가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주주에게 부여하고 원하는 후보에게 몰아주는 방식으로 투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소수주주가 지지하는 후보의 선임 가능성을 높여 소수주주 보호 방안으로 활용된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상장회사가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려는 경우, 3%를 초과하는 지분을 가진 주주는 그 초과분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3%룰'이 적용된다.
국민연금도 우호적이다. 국내 주식 '큰손'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기본적으로 집중투표제 도입에 찬성한다. 이런 점에서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은 일반주주 단체들과 행동주의펀드에 승산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달 코웨이 지분 25%를 가진 넷마블이 경영 의사결정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을 제안했다.
코웨이 이사회는 얼라인의 주주제안을 주총 의안으로 상정했으나 집중투표제를 도입할 경우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구분해 적용한다는 의안을 함께 올렸다.
현재 9명인 코웨이 이사회는 사내이사가 3명, 사외이사가 6명이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나눠서 집중투표제를 적용하면 한 번에 선임해야 하는 이사의 수가 줄어 소수주주의 더 많은 지지를 얻어야 이사 선임 가능성이 올라간다.
예컨대 이사 3명을 뽑는 경우 소수주주는 후보 1명에게 몰아줄 최소 2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이사회 한 석을 차지할 수 있다. 2명을 뽑는다면 25%보다 많은 최소 33%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얼라인 측은 코웨이의 사내·사외이사 구분 적용은 집중투표제를 무력화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반면 코웨이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는 역할과 기능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이들을 구분해 집중투표제를 적용하는 게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얼라인 외에도 DB하이텍이 주주연대 측 주주제안 안건인 집중투표제를 놓고 표대결을 펼치며, 이마트와 롯데쇼핑 역시 소수주주 단체가 집중투표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는 국내 20대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집중투표제 도입과 개인주주 대상 기업설명회(IR) 정례화 등을 요구하는 주주서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표] 2022∼2024년 국가별 주주행동주의 대상 기업 수
┌─────────────┬───────────┬───────────┐
│2022년│2023년│2024년│
├──────┬──────┼─────┬─────┼─────┬─────┤
│미국│510 │미국 │553 │미국 │592 │
├──────┼──────┼─────┼─────┼─────┼─────┤
│일본│108 │일본 │103 │일본 │97│
├──────┼──────┼─────┼─────┼─────┼─────┤
│호주│63 │한국 │77│한국 │66│
├──────┼──────┼─────┼─────┼─────┼─────┤
│캐나다 │55 │캐나다│73│캐나다│57│
├──────┼──────┼─────┼─────┼─────┼─────┤
│한국│49 │호주 │54│호주 │56│
├──────┼──────┼─────┼─────┼─────┼─────┤
│영국│43 │영국 │36│영국 │46│
└──────┴──────┴─────┴─────┴─────┴─────┘
※ 출처 = 딜리전트 마켓 인텔리전스(Diligent Market Intelligence)
nor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