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당 20억 한도 AI모델 훈련비용 지원…창업 기업에 무료 공간 제공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안팎에서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DeepSeek)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중국 지방정부 간 'AI 경쟁'도 고조되는 모양새다.
24일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시는 전날 '가장 좋은 과학·기술 혁신 생태계와 인재 발전 환경 조성'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AI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동부 저장성 항저우시가 딥시크를 비롯한 첨단 분야 스타트업의 잇단 등장으로 주목받은 가운데 선전시도 기업·인재 유치에 나선 것이다.
선전시는 전 사회적 연구개발(R&D) 투자 증가율을 10% 이상으로 유지하고, AI와 로봇 산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기업에는 최고 60%, 1천만위안(약 20억원) 한도의 대형 AI 모델 훈련 바우처를 지급하고, 1천600만㎡(484만평)의 혁신 공간을 무료로 내주기로 했다. 창업 지원을 위해 첨단 제조업 단지와 과학·기술 혁신 클러스터를 각각 20개 만들고 기업들에 사무실을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미 만들어 둔 1천억위안(약 20조원) 규모의 산업 지도 펀드와 100억위안(약 2조원) 규모의 엔젤 펀드, 20억위안(약 4천억원) 규모의 과학·기술 혁신 시드 펀드 등을 활용해 중소기업 자금 지원도 활성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직에 나선 졸업생들을 위한 무료 숙박 제공 기간을 7일에서 15일로 늘리며 창업 인재를 저렴한 임대 주택에 살게 해주는 등 내용도 계획에 포함했다.
중국 개혁·개방의 발상지인 선전은 그간 중국 과학·기술 스타트업이 가장 먼저 선택하는 도시로 꼽혀왔고,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나 세계적인 빅테크 텐센트(騰迅·텅쉰), 세계 최대 드론 제조사 DJI 등이 선전에 뿌리를 내리고 발전했다.
그러나 AI가 첨단 산업의 주류로 떠오른 현재 선전에는 딥시크 같은 '센세이션'을 일으킬 신생 기업이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라고 성도일보는 짚었다.
항저우가 딥시크를 비롯한 '항저우 육룡'을 키워내면서 동부 장쑤성이나 남부 광둥성 등에서는 항저우의 개방적 기업 환경을 보고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도일보는 자국 전문가를 인용, "선전은 디지털 경제와 첨단 제조업을 일체화한 국내 몇 안 되는 도시였지만, 과거에는 화웨이 같은 대기업을 중시해 AI 분야의 혁신 분위기는 부족했다"며 "선전은 부동산에 지나치게 의존해 부동산 거품이 경영 환경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혀왔고 금융 시스템도 뒤처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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