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프 대사, 처칠과 비교해 트럼프 '러시아 유화책' 간접 비판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뉴질랜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역사를 아느냐"고 비판한 영국 주재 자국 대사를 전격 해임했다.
6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부총리 겸 외무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필 고프 주영 대사를 경질한다고 밝혔다.
피터스 장관은 고프 대사의 발언이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이는 뉴질랜드 정부의 견해를 대변하지 않으며 주영 대사로서 그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고프 대사는 지난 4일 런던에서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주최로 열린 포럼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지도자인 윈스턴 처칠(1874∼1965년) 전 총리와 비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 이해에 의문을 제기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1938년 뮌헨 협정 이후 처칠이 하원에서 한 연설을 다시 읽었다"면서 처칠이 나치 독일에 유화적인 협정을 주도한 네빌 체임벌린(1869∼1940년) 당시 영국 총리를 향해 "'당신은 전쟁과 불명예 사이에서 선택했다. 당신은 불명예를 골랐지만, 전쟁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처칠 흉상을 오벌오피스(백악관 집무실)에 다시 설치했다. 하지만 그가 정말로 역사를 이해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1938년 9월 체결된 뮌헨 협정은 영국·프랑스가 나치 독일의 체코 일부 지역 병합을 인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합의다.
체임벌린 총리 등의 유화책은 아돌프 히틀러의 영토 팽창 야욕을 키워 2차 대전을 초래한 서방 외교정책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 꼽힌다.
고프 대사의 발언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유화적인 자세로 평화 협상을 주도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완곡하게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프 대사는 노동당 정부 시절 외무부·법무부·국방부 장관을 지냈으며, 피터스 장관은 현 우파 연정 소속 우파 포퓰리즘 정당인 뉴질랜드제일당 대표다.
그의 장관 재임 시절 노동당 정부를 이끈 헬렌 클라크 전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이번 발언 논란이 "매우 존경받는" (전직)장관을 경질하기에는 "매우 빈약한 변명"이라면서 해임 결정을 비판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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