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망치에 못 미쳐"…생산자물가지수는 30개월 연속 하락
中, 관세전쟁 격화로 소비 확대에 더 집중…추가 경기부양 주목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중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당국의 내수 부양책에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 떨어지며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3월 CPI 상승률은 작년 동월 대비 0.1% 하락했다. 이는 2월(-0.7%)보다는 하락 폭이 줄긴 했으나, 전문가들이 예상한 보합세에는 못 미쳤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3월 CPI는 전월 대비로는 0.4% 내려 2월(-0.2%)보다 하락 폭이 커졌으며 역시 로이터가 집계한 전망치(-0.3%)에 못 미쳤다.
중국의 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지난해 8월 0.6%를 기록한 뒤 상승 폭이 둔화해 오다가 당국의 내수 촉진 정책이 연이어 발표되고 춘제(음력설)까지 겹친 올해 1월 0.5%로 뛴 바 있다.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2.5% 내리며 30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월 대비로는 0.4%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 2월(-2.2%)보다 큰 하락 폭을 보였으며, 로이터의 시장 전망치(-2.3%)보다 하락 폭이 컸다.
둥리쥔 국가통계국 수석통계사는 "3월 CPI 하락은 따뜻해진 날씨로 인한 식품 가격 하락에서 비롯됐다"면서 "유가 하락과 긴 연휴 후 여행객 감소에 따른 여행 관련 물가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비 수요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 효과는 점차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우려하는 데 반해 중국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1960년대 이후 가장 긴 물가 하락 기간을 겪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 당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격화 속 내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각종 경기부양책을 실시해왔다.
경제성장에 수출이 기여하는 비중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당국은 내수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소비는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인 5%의 달성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추가적 경기 부양책의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내놓을 대책에 대해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앞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전날 미국의 관세전쟁과 관련해 외부 충격이 경제에 압력을 주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리 총리는 "외부 충격이 우리나라 경제의 안정적 운영에 일정한 압력을 가하고 있음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에 대해 충분히 예측했으며, 다양한 불확실성 요소에 대응할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국은 대외 충격 속에서 경기 부양책이 국내 수요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연중 중국 당국이 1.5조위안(약 200조원)에서 1.5조위안(약 300조원)의 재정을 추가 투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낡은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할 때 지원하는 보조금을 비롯해 육아수당, 저소득층 지원 확대 등이 모두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 금융 당국은 내수 진작을 위해 은행들에 대출 조건을 완화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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