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유명 애널리스트가 관세 관련 리포트 내용 일부를 지운 채 발표한 것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마이클 셈블레스트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일'로 부른 이달 2일 상호관세 발표 후 기업 최고경영자(CEO) 심리 관련 리포트를 일부 민감한 문장을 지운 채 공개했다.
그는 지난 7일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45분간의 발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계획에 대해 "큰 망치이자 폭력" 같은 접근이라면서도, 회사와 동료들을 고려해 일부 내용은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30년 넘는 기간 동안 자신의 발언이 시장에 어떻게 반영될지 이외에 이러한 고려를 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사람들이 발언·관점에 (과도하게) 책임을 지고 있는 만큼 하고 싶은 말 대부분을 했지만 전부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또 관세 산정 공식 등과 관련해 광범위한 비판 의견을 반영하고 싶었지만 사내 팀에서 말렸다고 덧붙였다.
셈블레스트 애널리스트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이 '사내 최고 두뇌 중 한 명'이라고 평가한 적 있는 인물로, 자산운용 부문의 시장·투자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JP모건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목표와 기회, 위험을 다룬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보고서와 발표 영상은 JP모건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에 반하는 발언을 내놓는 데 대한 월가의 두려움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자기 검열'에 대한 셈블레스트 애널리스트의 지적이 월가에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셈블레스트 애널리스트가 발표 마무리 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황상 분명해 보인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들에 반하는 입장을 내놓는 대형 로펌, 대학, 언론매체 등을 타깃으로 삼아왔다고 지적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회장을 지낸 네이딘 스트로센은 '선제적 복종' 분위기를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측은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정부 내 낭비·사기·남용을 없애려 하며, 여기에는 연방법을 위반한 로펌·대학들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